[월요논단]특성화대학이 만드는 한국형 실리콘밸리

새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는 이달 초 내놓은 `창의인재 육성방안`에서 그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이 안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등 8개 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했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직접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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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인재 육성의 주역은 다름 아닌 대학이다. 특히 KAIST와 UNIST, GIST, DGIST 등 4개 국립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은 창의인재 육성의 핵심기지이자 청년 창업 활성화의 요람이다. 미래부는 여기에 사립인 포스텍(POSTECH)을 더해 총 5개 과학기술특성화 대학과 `과학기술사업화 선도모델 구축`을 공동 추진하기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창업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창의인재 육성과 청년 창업 활성화의 대표적 모델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실리콘밸리다. 스탠퍼드대는 창업 준비생이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실리콘밸리에서의 자금조달과 창업을 적극 지원해 오늘의 구글을 탄생시켰다.

구글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자 스탠퍼드대는 창업지원 과정에서 확보한 주식과 기술특허권으로 연간 6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재학생 창업을 적극 지원해온 스탠퍼드대는 현재 졸업생 창업 기업이 4만 개를 넘고, 이들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총 3000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대학의 경쟁력이자 창의인재 양성의 힘이다.

`울산의 UNIST 밸리`는 `한국의 스탠퍼드`와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지향한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SK에너지, S-OIL, 삼성SDI 등 세계적 기업이 자리한 글로벌 산업도시다. 대한민국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산업수도`다.

지난 2009년 UNIST가 개교하면서 울산에는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과 노벨상 수상의 주역이 될 청장년 과학기술인이 몰려들고 있다. 세계적인 산업 인프라와 글로벌 스타 과학자들이 융합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한국형 실리콘밸리`는 점차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울산시와 UNIST는 지난해 `UNIST 밸리` 조성 방안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했다. UNIST 주변에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UNIST의 연구개발(R&D) 성과를 현장에 바로 접목하는 글로벌 첨단벤처타운 건설 등이 주요 내용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이 같은 청사진 아래 15년간 총 2000억 원의 발전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의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이 머지않아 UNIST 밸리에서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교 후 지난 4년간 UNIST가 거둔 괄목할만한 성과는 이 같은 기대에 희망을 안겨 준 배경이다. 2차전지 분야에서 국내 대학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료를 받고 대기업 합작 벤처 창업을 주도했다. 미국 조지아공대와 글로벌 기술이전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창업기반을 다졌다. 이와 관련 글로벌 스타 벤처 창업의 거점이 될 산학융합지구 조성사업을 울산시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교수와 학생의 연구개발 성과는 더욱 고무적이다. `노벨상 프로젝트`로 불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캠퍼스연구단에 2개가 선정됐다. 내년부터 연간 200억 원씩 10년간 총 20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미래 노벨상 주역 육성 프로그램인 대학원생 GPF(Global Ph.D Fellowship)에는 14명이 뽑혔다. 대학원생 수 대비 선정 비율로는 국내 대학 중 가장 높다.

울산 UNIST 밸리가 창조경제 구현에 시동을 걸었다. 오래지 않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 육성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조무제 UNIST(울산과학기술대) 총장 president@un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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