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안`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상법 개정안이 우리 기업에 획일적인 지배구조를 강요해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목적은 의사결정과 집행을 효율적으로 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회사마다 소유구조나 영위하는 업종, 시장 경쟁정도, 사회 환경, 문화적 성숙도가 다르기 때문에 지배구조도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 기업지배구조는 기업이 각자 처한 환경에 적합한 형태를 선택해야 한다. 그럼에도 입법예고된 상법 개정안은 개별 기업의 경영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지배구조를 강제했다. 체형은 고려하지 않은 채 기업 모두에 똑같은 디자인과 크기의 옷을 입도록 강요하는 셈이다. 경제계는 상법 개정안을 `치열한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 손과 발을 묶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게 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감사위원인 이사를 대주주 의결권 3% 이내에서 분리 선출하게 한 것은 외국계 펀드가 규합해 본인들의 의사와 합치하는 이사를 선임하면 기업 경영 간섭은 불 보듯 뻔하다. 해당 기업은 연구개발(R&D)나 시설 투자에 활용할 자금을 경영권 방어하는데 쓰는 수밖에 없고 결국 국가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과거 소버린 같은 외국계 투기 자본의 경영권 간섭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다.
일정 이상 자산규모 상장회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것도 문제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영환경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함에도 이사회를 정략적·당파적으로 운영하면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기업 경쟁력과 효율성이 저하할 수 있다.
다중대표소송제도도 소송 남발을 부추겨 기업에 부담을 주고 국제 투기자본에 의한 악용 등 부작용을 초래해 국익을 저해할 수 있다.
상법개정이 모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5000만원 이상의 최저자본금제를 없애고 주식이나 사채 등을 전자등록방식으로도 양도·권리설정한 것은 경영 환경에 긍정적이다. 하지만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나 집중투표제 등이 시행되면 적대적 M&A 등으로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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