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패드로 환자를 수술하는 시대가 열렸다.
독일 함부르크 아스클레피오스 병원 칼 올드하퍼 외과 교수가 아이패드를 활용한 간암 수술에 성공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최근 병원은 의료 정보 디지털화로 기존 차트를 스마트패드로 대체하고 있지만 수술 보조도구로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외과 의사는 장기와 연결된 중요한 혈관 위치와 종양 가능성을 예측하고 수술을 했다.
올드하퍼 교수는 아이패드에 장기와 복잡하게 얽혀있는 각종 혈관과 신경 등을 3D 증강현실로 구현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를 보며 집도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수술시 중요 기관을 건드리는 실수를 줄인다.
이 프로그램은 브레멘 소재 프라운호퍼 메비스가 개발했다. 장기에 생긴 종양과 혈관 같은 중요한 구조를 찾아내는데 도움을 준다. 실제 환자를 수술하기 전에 종양의 위치를 증강 현실로 확인하고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고 빠르게 수술하도록 돕는다.
간은 복잡한 신경과 혈관이 얽힌 장기로 수술 시간이 길다.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프라운호퍼 메비스는 세계 6000명 환자의 정보를 모아 간 수술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3D 엑스레이 이미지를 활용한 이 소프트웨어는 각 환자 마다 다른 간 주변의 혈관 위치를 재구성한다. 수술 전에 의사는 종양을 제거할 방법과 위치를 효과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의사는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자를 혈관 길이를 측정하고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예측한다. 잘라난 특정 조직을 프로그램에 반영하는 것도 쉽다. 지우개 기능을 활용해 잘라낸 조직을 지우면 나머지 구조만 나타난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