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올 초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한국산 세탁기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거쳐 올 1월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국내 가전업계는 지난 6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를 통해 산업부에 WTO 제소를 요청했다.
산업부는 지난 두 달간 법리검토 후 제소 방침을 정했다. 최 차관보는 “내부 검토와 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마쳤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WTO에 미국 정부를 제소하면 양국 간 양자 협의를 진행하고 합의를 못하면 패널, 상소 단계로 넘어간다. 최종 결과가 나오려면 길게는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보는 “미국이 과거에도 자국에만 유리한 덤핑 가격 산정으로 여러 차례 제소돼 패소한 바 있다”며 “향후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제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미국과 총 15건의 WTO 분쟁을 벌였거나 진행 중이다. 판결조치가 취해진 10건 중에서는 승소 7번, 패소 3번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우리가 먼저 제소한 7건에서는 2005년 하이닉스 D램 상계관세 상소심 패소를 제외하면 모두 승소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