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예비역 병장 신혜권의 미래전 읽기]맛있는 전투식량, 패치형이나 알약으로 진화

예비역이라면 군복무 중 훈련장에서 맛있게 먹은 전투식량을 기억할 것이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비빔밥이 되고, 오랜 기간 배낭 속에 넣고 다녀도 순식간에 따뜻한 반찬과 밥이 되는 전투식량. 일 년에 한두 번 먹는 전투식량이었지만 훈련장에서 먹은 전투식량 맛은 제대 후 20여년이 지나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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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식량은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터에서 끼니를 때우는 중요한 군수 전략물자 중 하나다. 보관과 조리, 식사가 간편해야 한다. 무겁거나 부피가 크거나, 조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전투식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전투식량에 과학기술을 접목하게 된 배경이다.

과학기술이라는 개념이 없을 때인 중세시대에는 전쟁터에서 육포나 말린 생선, 견과류 등을 전투식량으로 활용했다. 부패를 막고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맛과 영양에서 문제가 많았다. 본격적으로 전투식량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전쟁이다. 이후 오늘날 형태의 전투식량들이 꾸준히 개발됐다. 미국은 채식과 비채식으로 구분 24가지의 전투식량 메뉴를 개발했다. 캐나다도 아침·점심·저녁에 맞는 전투식량을 개발, 보급했다. 우리나라도 베트남 참전을 계기로 다양한 전투식량 개발을 진행했다.

전투식량 개발은 최근 과학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 중인 경피투과 방식 영양전달 시스템이다. 이는 의약품인 파스나 금연보조제 패치의 효능을 이용, 영양분을 피부로 투입시키는 시스템이다. 패치에 달린 여러 센서가 피부를 통해 군인의 신진대사를 실시간 감지,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분과 기능성 성분을 공급한다. 우리나라도 연구에 착수해 2019년 운용 평가를 실시, 2025년까지 특전부대에 보급할 계획이다. 한 끼분의 영양소를 캡슐 안에 넣는 알약 형태도 개발한다. 머지않아 군인들은 며칠 동안 식사를 하지 않아도 몸에 붙인 패치나 알약으로 충분한 체력을 확보, 전쟁을 할 수 있게 된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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