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 특허 가치 '속 빈 강정'?

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나온 블랙베리가 구글에 팔린 모토로라나 애플-마이크로소프트 컨소시엄이 산 노텔처럼 특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올싱스디는 블랙베리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으로 평가되는 특허가 이미 대부분 기업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고 있어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전했다. 초기 스마트폰 시장을 이끈 블랙베리는 5236개 미국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3730개가 무선통신과 관련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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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가 보유한 특허 가치가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허가 이미 다른 제조사와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은데다 표준특허가 많아 구매자에게 큰 매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제임스 파우세티 퍼시픽 크레스트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블랙베리 특허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 20억달러(2조2400억원)에서 최대 50억달러(5조6000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블랙베리 특허 상당수가 이미 다른 제조사와 크로스 라이선스라는 사실이다.

제조사는 굳이 특허를 구입하지 않아도 블랙베리 특허를 쓸 수 있다. 블랙베리가 크로스 라이선스를 했다고 해서 특허 자체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특허를 인수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블랙베리 특허를 인수하려는 기업은 가격을 깎을 명분이 생긴다.

또 다른 걸림돌은 블랙베리가 보유한 특허의 상당수가 표준특허(Standard essential patents)라는 점이다. 표준특허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프랜드 원칙`을 지켜야 한다. 최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애플이 삼성전자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며 수입 금지를 결정했지만 오바마 정부가 거부했다. 표준특허가 급증하는 특허전에서 효율적인 공격 무기가 아닌 것이 입증됐다. 오히려 애플이 내세운 비표준 특허가 힘을 발휘하는 상황이다.

2011년 캐나다 기업 노텔은 6000개가 넘는 무선 특허를 45억달러(5조400억원)에 팔았다. 같은해 구글은 모토로라를 125억달러(14조원)에 인수했다. 모토로라 인수가의 상당수가 특허 가치로 평가됐다.

5년 전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블랙베리는 지난 2분기 3% 점유율로 기타 기업으로 분류되는 상황에 내몰리며 인수합병 시장 매물로 나왔다. 전문가들은 블랙베리가 너무 늦게 매각을 결정하는 등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분석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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