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행복일자리]<1>발로 찾은 강소기업...대박 기회도

“보일 듯 말듯 숨어있는 보석 같은 지역 중소·중견기업을 찾아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와 15개 시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주최·주관하는 `2013 희망이음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알토란처럼 탄탄한 지역 강소기업과 이를 잘 몰라 선뜻 지원하지 못했던 지역 우수인재를 엮는 `행복 일자리`찾기에 드라이브가 걸린 것. `희망이음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처음 시작한 취업 프로그램이다. 지역기업에 대한 관심과 정보부족으로 지역을 떠나는 우수인재에게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취업에 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3년째 진행 중이다. 전자신문도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지역 우수기업 발굴과 지역 인재를 엮는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가 창조경제 실현에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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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열린 희망이음 프로젝트 발대식에서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중앙)과 김완주 전북도지사(왼쪽), 김용근 KIAT 원장(오른쪽)이 학생들과 기념포즈를 취했다.

“서울과 연봉 차이가 있지만 물가를 생각하면 비슷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부모님의 조언이나 남들의 시선보다는 중소기업의 발전 가능성, 미래를 보고 선택했습니다. 그 판단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토익점수 좋은 신입직원보다 실습 경험이 많은 제가 더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한풍제약 연구개발팀에 다니는 유진주씨(우석대 생명공학과 석사학위자)

“취업희망자 대부분이 대기업을 선호하는데 중소기업에 취업해 보니 중소기업만의 장점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자기계발부터, 업무 사항까지 선배들이 참 자세히 가르쳐 줍니다. 직원이 많지 않아 교육 기회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입니다.”-메이플세미컨덕터에 취업한 고수빈씨(극동대 에너지반도체학과 출신)

청년인재와 지역 우수기업을 연결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희망이음 프로젝트 홈페이지(www.hopelink.kr)에 올라있는 취업 성공담 일부다.

◇올해 우수기업 발굴 목표 437개

주관기관인 KIAT는 올해 시도별로 발굴해 취업과 연결할 기업 수를 총 437개로 정했다. 지역 기업 정보 DB구축 사업과 연계하거나 지역 추천을 통해 `진흙 속 진주` 같은 기업만을 추려 예측한 수치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WC(World Class)-300` 기업이나 벤처인증 및 이노비즈 등의 인증을 획득한 기업, IR장영실상이나 100만개 제품 중 불량이 100개 미만인 기업에 시상하는 100PPM 대통령상 수상기업, 수출의 탑 등 정부포상 기업이 대상이다. 성장성과 안정성, 미래비전, 근로조건, 대외신인도를 한 번 더 따져 선정한다.

시도별로는 경기·인천이 57개, 동남권과 충청권, 호남권이 각각 95개, 대경권이 55개, 강원·제주가 40개다.

학생 참여 기회도 대폭 확대했다. 기존의 한시적인 모집 방식(여름방학 기간인 7~8월에 집중실시)에서 벗어나 상시모집·연중탐방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목표는 대학생 5500명, 고등학생 1000명 총 6500명이다.

학생과 기업 상호 간 수요를 반영한 매칭 지원을 위해 탐방은 희망탐방과 이음탐방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한다. 희망탐방은 학생이 원하는 기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음탐방은 기업에 필요한 전공이나 스펙 등을 고려한 학생을 별도 선발하는 기업 맞춤형 탐방이다.

지역우수기업 DB를 희망이음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구축하는 사업도 산업부와 교육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이 홈페이지에는 기업스토리, 기업정보(근무조건, 인재상, 복지제도 등), 채용정보, 탐방후기 등이 올라간다.

◇지난해 참여학생 98%가 인식 바꿔

지난해 희망이음 프로젝트를 실시한 성과를 보면 인식변화 부문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대학생과 고교생 등 총 9010명이 지역 우수기업 461개를 방문한 결과의 만족도 설문에서 학생 98%가 지역기업에 부정적이거나 보통이었던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의 중소·중견기업 취업 의사도 69.7%로 나왔다. 실제로 중소기업 등에 직접 가본 뒤 10명 중 7명이 지역기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고교생 29명과 대학생 146명 총 175명이 취업했다. 취업의사가 있는 6000여명의 대상자 가운데 나중에 10%가 추가 취업했다고 가정하면 그 숫자만도 6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지난 5월 희망이음 프로젝트 발대식에서 “기업의 이름, 규모, 연봉 등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자신과 기업의 성장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인재의 가치를 알아주고 자신의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기업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역인력 타지 유출 이유 찾아보니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전국 중소기업 328개 업체와 전국 중위권 대학교 재학생 321명을 대상으로 `청년층 중소기업 취업의사 및 미스매치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77.6%가 `중소기업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 취업과 관련해 알고 싶은 기업 정보(복수응답)로는 전체의 82.9%가 급여수준, 57%는 복리후생제도를 꼽았다. 이어 회사 미래비전이 54.2%, 업무내용 29.9%, 회사생활안내 15.6% 순이었다.

또 대학생의 72.6%가 취업난이 계속되면 중소기업에 취업하겠다는 응답이 나와 이채를 띤다. 대학생들이 충분한 정보만 제공된다면 눈높이를 낮춰 취업할 의향이 있음을 드러내는 수치다.

중소기업 취업기피 이유로는 낮은 임금 및 복리후생(43.3%), 미래비전 불투명(24.9%), 고용불안(14.6%) 순이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최근 마련한 충남지역 CEO간담회에서는 세메스, 네오뷰코오롱, 엠파워 관계자 등이 인력 유출문제를 지적했다. 키워 놓으면 달아나는 인력 유출로 인해 기업 운영에 타격이 있을 정도라는 얘기에 당시 참여했던 20여명의 업체 대표 대부분이 공감했다.

분석하면 문제는 두 가지다. 대학생 입장에서는 중소기업 정보에 목말라 있다는 것. 그리고 기업에서는 적당한 인물을 뽑기도 어렵지만 그나마 키워 놓으면 새로운 `밥그릇`을 찾아 떠나는 것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김미애 산업부 지역투자과장은 “지역에도 일하기 좋은 기업이 의외로 많다. 취업자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열정을 펼치는 데는 오히려 수도권 기업이나 대기업보다는 지역 중소·중견기업이 더 유리한 면이 있다”며 “이 프로젝트가 지역 우수 인력의 인식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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