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기 착륙사고를 계기로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이 소방관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를 제거토록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소녀 승객이 사고 당시 소방차에 치어 사망하는 장면이 공개됐다는 이유여서 책임 회피 논란이 거세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SFC)은 19일 조앤 헤이스-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장이 “7월 6일 아시아나기 착륙사고 직후 출동 당시 촬영된 화면이 피해자들과 소방관들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며 카메라 제거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앞서 현장 책임자였던 마크 존슨 소방대장의 헬멧 카메라에 중국 승객 예멍위안(葉夢圓·16) 양이 출동하던 소방차에 치어 숨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이 확보한 이 화면은 샌머테이오 카운티 검시관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전달돼 신문·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검시관은 “착륙사고 직후 예 양이 살아 있었으나 출동하던 소방차에 깔려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헤이스-화이트 소방국장은 이번 지시의 배경에 대해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비디오를 확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시대”라 설명했다. 그는 2009년에 어떠한 소방국 시설에서도 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바 있으나 이번 사고 화면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계기로 이 지시의 범위에 소방관 헬멧 카메라도 포함된다고 명확히 했다. 헬멧 카메라로 현장 상황을 촬영한 존슨 소방대장은 지시를 위반한 혐의로 이미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 헤이스-화이트 소방국장의 설명이다.
헤이스-화이트 소방국장의 지시에 상당한 논란과 반발이 일고 있다. 소방관들이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하는 것은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고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며 훈련과 사후 평가에 유용한 일인데 이를 금지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소방국장이 사고 화면의 언론 공개 직후 `촬영 금지령`을 내린 점에 대해 “책임 회피가 진실 규명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냐”는 반발이 거세다.
소방차에 치어 숨진 예멍위안 양 가족의 변호사인 앤서니 태리코니는 “헬멧 카메라 덕택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며 재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당시 반응을 재구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이 카메라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번 조치는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 휴스턴과 볼티모어가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비슷한 금지 조치를 내렸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