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구글 커넥티드카 3파전 본격화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손잡는다. 차량-IT 융합 추세에 맞춰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자동차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대차와 협력, 이르면 연내 개방형 미러링크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애플 iOS 인더카를 적용한 첫 `아이카(iCAR)`가 나올 예정인 내년 3월 이전에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맞불작전을 펼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러링크1.0.1 버전을 적용한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앱) `드라이브 링크`를 내놓은 바 있다. 회사는 연내 후속으로 미러링크1.1 버전을 출시하면서 현대차와 협력하기로 했다.
미러링크는 차량에서 스마트폰과 동일한 버전을 제공해야 두 기기 간 연동이 가능하다. 결국 삼성의 미러링크 스마트폰이 성공하기 위해선 차량 제조사와 파트너십이 필수다.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현재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러링크1.1 버전은 1.0.1 버전과 비교해 개방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1.0.1에서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만든 앱만 이용할 수 있었다. 1.1에선 인증을 받은 것이면 누가 만든 앱이든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앱을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 로고 대신 완성차 업체 로고가 뜰 수 있도록 첫 화면을 개방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협력이 성사되면 지난 2009년 차량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 이후 4년 만에 다시 손을 잡는 셈이 된다. 자동차 업계에선 국내 1위 전자-자동차 업체가 손을 잡아야 우리나라가 스마트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미러링크 스마트폰을 계기로 자동차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지도 주목된다. 전자 업계 고위임원은 “삼성전자는 포스트 TV·모바일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자동차를 차세대 먹을거리로 보고 부품업체와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등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CCC 진영에 합류하지 않고 지난 6월 자체 미러링 기술 `에어플레이`를 적용한 카인포테인먼트 앱 `iOS 인더카`를 공개했다. GM과 벤츠, 혼다 등 12개 완성차업체가 이 기능을 적용한 자동차를 이르면 내년 3월 출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지난달 말 출시된 구글 크롬캐스트가 자동차용으로 쉽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애플-구글의 커넥티드카 3파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러링크(MirrorLink)는 카 커넥티비티 컨소시엄(CCC)이 제안한 스마트폰-차량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연결 표준화 규격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거울에 비추듯 AVN 화면에 그대로 나타내주는 기술로 2010년 1.0 버전이 발표된 이후 2011년 3월 1.1 버전까지 업데이트됐다.
CCC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HTC, 노키아 등 휴대폰 제조사는 물론이고 현대차, GM,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폴크스바겐 등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사가 합류하고 있어 미러링크는 사실상 국제표준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주니퍼리서치는 2016년까지 자동차가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과 연결되는 `모바일 스마트카` 시장이 144억달러(약 1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