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우주 설치미술` 작품이 오는 10월 발사된다.
AP통신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인공위성 제작·관리업체 `클라이드 스페이스`가 `아이앰8비트(iam8bit)`의 설치미술 작품을 우주로 쏘아 올린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이앰8비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게임·오락·예술 분야 싱크탱크다.
이 인공위성은 10월 29일 카자흐스탄의 인공위성센터에서 발사할 예정이다. 이미 지구 주변을 돌면서 작동하는 인공위성은 약 1000개나 되지만 예술 작품의 역할을 겸하는 것은 없다는 것이 클라이드 스페이스 최고경영자인(CEO)의 설명이다. 크레이그 클라크 클라이드 스페이스 C대는 AP와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 중에는 그 정도로 미친 사람이 없다”며 이 계획을 추진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작품 제작은 아이앰8비트의 존 깁슨과 어맨다 화이트가 맡았다.
작품은 가상의 우주 여행객이나 지구를 찾아오는 외계인을 위한 `전력 충전소` 개념으로 만들어졌다.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에 연결할 수 있는 USB 충전기 모양이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에 그려지며 옆면에는 “안녕하십니까, 곤경에 빠진 우주 여행자님. 우주 최초의 천상(天上) 충전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영어로 새겨져 있다.
작품의 크기는 구두 상자 정도로 작은 편이다. 일반적인 물감이나 페인트를 쓰지 않고 태양전지 패널에 원래 있는 주황색, 흰색, 검은색만 사용해 제작됐다. 이는 이 작품이 기본적으로 소형 인공위성이어서 발사 후 궤도 진입까지 엄청난 압력과 고열을 견뎌야 하는데다가 사진 촬영이나 데이터 수집·전송 등 인공위성으로서의 성능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인류 사상 첫 우주 설치미술 인공위성이 될 이 작품은 발사가 성공한다면 25년간 지구 600km 상공을 시속 2만7000km 속도로 돌게 된다.
이 작품의 충전기 그림을 지상에서 볼 방법은 없다. 워낙 빠른 속도로 움직여서 추적이 쉽지 않은데다가 그림이 지구 바깥쪽을 향하게 돼 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