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스튜디오는 최근 CJ창업투자와 마젤란기술투자로부터 10억원가량 투자를 받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이들 벤처캐피털(VC)이 스타트업, 그것도 스마트 콘텐츠 제공업체에 투자한 것은 퍼블스튜디오가 처음이다. 배경에는 퍼블스튜디오의 새로운 감각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 크지만 지난 5월 앵그리버드 개발사인 로비오와 파트너 계약을 맺은 것도 주효했다. 출범한지 갓 2년을 넘긴 스타트업이 세계적인 모바일 게임업체와 손을 잡은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만큼 퍼블스튜디오는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해원 퍼블스튜디오 대표는 “타이밍이 좋았다”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퍼블스튜디오가 만드는 G러닝 콘텐츠는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근 내놓은 탐정K는 재미있는 스토리에 게임과 추리를 접목한 `새로운` 스타일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탐정이돼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으로 구성돼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따라 다양한 결말을 보여준다.
이 대표는 “틀에 박힌 G러닝 콘텐츠는 의미가 없다”며 “하반기에 애니메이션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본인이 창업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돌아와 독립 영화 연출을 하고 배급쪽 일을 할 정도로 영화에 푹 빠져 살았다. 하지만 영화는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데 자금이 많이 들어 비슷한 애니메이션으로 눈을 돌렸다.
이 대표는 퍼블스튜디오의 첫 작품인 창작 앱북 `옆집 아이` 시나리오를 썼다. 이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사관학교에 입소했다. 사관학교에서 사업 프로세스 전문 지식을 배운 것은 물론이고 컨설팅까지 받았다. 이 대표는 “1억원을 지원받고서야 겨우 개발자를 구할 수 있었다”며 “2011년 4월 법인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후 8월에 나온 옆집 아이는 앱스토어 교육카테고리 1위에 올랐다. 인지도도 없고 홍보도 제대로 못했지만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전자출판협회가 주관하는 디지털네트워크 대회에서 혁신상도 수상했다.
당시 여러 대기업에서 인수합병(M&A) 제의가 들어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자기 손으로 일군 업체를 더 키워보겠다고 생각했다. 창업 초기부터 성장 단계까지 겪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넘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벨트를 졸라맸다”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센터에 입주해 무료로 공간을 얻고 지나치게 외연을 확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퍼블스튜디오는 철저한 프로젝트 책임제다. 앱북 한개 프로젝트에 2~3명이 투입된다. 개발이 끝나면 팀은 해체된다. 지난해 50종에 불과했던 콘텐츠가 올해 2분기 300종 넘게 된 이유도 퍼블의 속도감 있는 개발력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global), 라이트(light), 트랜디(trendy) 3가지를 중점으로 프로젝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며 “앞으로도 언어만 변환하면 누구나 보편타당하게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빨리, 그리고 트렌드를 읽어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베이징국제도서전에 참가해 영유아콘텐츠를 패키지로 판매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로비오와 제휴한 앱북, 애니메이션이 출시되고 한류댄스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의 언어를 지원해 본격 해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