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 PC 넉 대 중 세 대는 여전히 윈도XP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가 끝나면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심각한 보안 위협에 노출될 수 있어 중국, 더 나아가 세계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8일 컴퓨터월드는 분석업체 넷애플리케이션스 조사 결과를 인용해 중국 전체 PC 가운데 72.1%가 윈도XP를 사용한다고 보도했다. 세계 평균인 37.2%의 두 배 가까운 수치이며 미국(16.4%)의 네 배 이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서비스 종료 후에도 지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사실이다. 넷애플리케이션스는 내년 4월에도 중국 PC의 65.2%~65.7%가 XP를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9.1%~11.1% 사이로 예상되는 미국보다 위험성이 최대 7배 크다는 의미다.
중국이 전체 PC를 단기간에 최신 운용체계(OS)로 업그레이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천문학적 비용도 걸림돌이지만 불법복제가 난무하고 새로운 제품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커 다른 나라에 비해 전환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일부 사용자는 윈도XP PC를 그들이 사용할 최후의 PC로 여긴다. XP 지원이 종료되면 전통적 PC 대신 스마트패드를 사용할 생각이어서 OS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에서는 직원과 외부 고객, 현재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지원 때문에 XP를 포기하지 않는다. 고객이 불편을 겪을 수 있고 최신 OS에 맞는 각종 애플리케이션 업그레이드에도 비용이 든다는 우려 때문이다.
넷애플리케이션스 측은 “지난 6개월간 미국의 윈도XP 사용률 감소폭은 세계 평균보다 60% 컸다”며 중국에서도 최근 OS 업그레이드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 PC가 윈도XP를 사용하며 심지어 이전 버전으로 회귀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윈도XP 서비스 지원을 2014년 4월 8일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출시 10년이 넘은 OS로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MS의 설명이다. 이후로는 업데이트나 최신 드라이버 지원, 온라인 기술지원은 물론이고 추가로 발견된 악성코드 취약성에 대한 보안 패치도 이뤄지지 않는다.
MS는 윈도XP를 계속 사용할 경우 각종 바이러스나 스파이웨어, 악성코드 등 보안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충고했다. 윈도XP가 상대적으로 안전한 인터넷 익스플로러(IE) 9 이상 버전을 지원하지 않고 6~8 버전까지만 지원하는 것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이유다.
현재 세계에서 윈도를 사용하는 PC 14억대 중 윈도XP를 사용하는 것은 5억7000만대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25.13%가 윈도XP를 사용한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윈도7이나 윈도8 업그레이드가 한창이다.
넷애플리케이션스 측은 “12년 된 낡은 OS가 중국 IT 시장의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며 “중국은 오랫동안 윈도XP를 걷어내기 위해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별 윈도XP 사용 비율(단위:%, 2013년 7월 기준)
자료:넷애플리케이션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