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빠 주말 짱]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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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템플스테이 홈페이지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계곡과 바다에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에는 연일 수십만명에 이르는 피서 인파가 몰리며 북새통이다

최근 방송된 한 예능 프로그램은 강원도 현덕사에서 아빠와 함께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호평을 받았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고즈넉한 산사(山寺)에서 스님과 함께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꾸밈없이 담아낸 덕분이다.

이번 주말 자녀의 손을 잡고 가까운 산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는 것은 어떨까.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공부에 지친 우리 아이에게 자연이 주는 즐거움과 내면 수양의 기회를 선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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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템플스테이 홈페이지

◇템플스테이란

템플스테이는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 당시 부족한 숙박 공간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과 외국인 관광객에게 살아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불교를 널리 알리려는 불교계와 외국인 관광객에게 차별화된 숙박시설을 공급하려는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당시 세계 20여개국 주한 외교관과 가족 40여명이 참가한 직지사 템플스테이가 CNN·BBC·AP통신 등 해외 미디어에 잇따라 소개되면서 템플스테이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04년부터 내국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대표적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교계는 템플스테이 전담 기구를 설립해 관리·운영·지원·홍보 업무를 진행한다. 예불·참선·다도 등 다양한 사찰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수행자의 삶을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자는 직접 수행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우리나라 불교가 추구하는 정신문화를 배울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1700년에 이르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가 오롯이 새겨진 산사는 선대 수행 구도자의 삶과 수행 기록을 느낄 수 있다”며 “템플스테이는 자연이 전하는 가르침과 아름다움으로 모든 생명의 존귀함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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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템플스테이 홈페이지

◇마음을 닦는 다양한 프로그램

템플스테이는 사찰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7개의 기본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찰 순례는 가장 먼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사원을 방문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 전통 불교문화를 배우는 시간이다. 사찰 구조·건축·조각·공예·불화·단청 등 다양한 불교 문화재를 견학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과 우리 민족이 지켜온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다.

참선은 우리나라 불교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수행 방법으로 참된 자신을 찾는 시간이다. 마음을 통일하고 잡념을 없애 자신의 진정한 모습으로 돌아가는 단계다. 불교계는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하며 본성을 본다는 의미로 견성이라 부르기도 한다.

스님과 차담(茶啖)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고 있는 스님과 대화를 나누며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목적과 방법을 찾는 일종의 멘토링이다. 그동안 궁금했던 점이나 혼자서 고민하고 있는 일을 스님과 소통하며 해답을 찾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삶의 이정표를 찾을 수 있다.

식사 시간에도 수행은 지속된다. 발우는 스님이 절에서 사용하는 밥그릇이다.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뜻이 들어 있다. 국그릇, 밥그릇, 청수그릇, 찬그릇 네 가지로 구성된다.

스님이 발우로 하는 식사를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 한다. 단순히 밥을 먹는 식사 예법이 아닌 하나의 수행 과정으로 행하기 때문에 법공양이라고도 칭한다. 발우공양은 쌀알 하나라도 지은 자의 공덕을 헤아려 함부로 버리지 않는 마음을 닦는 수양덕목이다.

예불은 경전을 읽고 고개를 숙여 부처님에게 예를 올리는 시간이다.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범종 소리와 널리 퍼지는 오분향으로 마음을 깨끗하게 비울 수 있다. 공양 필수품인 오분향은 계율·선정·지혜·해탈·해탈지견 등 부처님의 향기가 온 세상을 채우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절을 하는 것은 자기중심적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를 높인다는 표현이다. 108배는 절을 할 때마다 자신을 참회해 108번뇌를 없애는 과정이다. 마음을 비운 무념 상태에서 새로운 출발을 염원하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연꽃 모양으로 만든 등을 연등이라고 한다. 통상 얇은 종이로 연꽃잎을 한 잎씩 손으로 접어 풀로 붙여 다양한 연등을 만든다. 정성을 담아 연등을 직접 만들면서 부처님의 성품을 배운다.

◇템플스테이, 어떻게 신청하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 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템플스테이(templestay.com)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각 사찰이 진행하는 템플스테이 일정을 검색해 바로 참가 신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체험 프로그램 소개, 체험 후기, 이벤트, 사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올여름에는 서울, 강원, 경기·인천, 충북·충남, 전북·전남, 경북·경남, 제주 등 전국 7개 권역 소재 산사에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 국제선센터 `영어 템플스테이`, 강원 명주사 `숲속판화학교`, 경기 묘적사 `어린이 템플스테이` 등 교육 효과를 높인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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