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감성 마케팅 붐…키워드는 `문화`

경기 침체와 과열 경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가 `감성` 코드를 앞세운 차별화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 강화에 나섰다.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젊은 고객층을 유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감성`만큼 좋은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Photo Image

신한카드는 독자 문화마케팅 `러브`를 전방에 내세워 상대적으로 문화 서비스가 덜한 지방 고객 공략에 나섰다. 올해 시즌4를 맞는 러브콘서트를 통해 신한카드의 브랜드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수도권 중심의 카드사 문화 마케팅은 비등비등한 수준이나 수도권 외 지역에서는 문화 서비스를 누리기 힘들다는 점을 포인트로 잡았다”며 “서울지역에 집중돼 있는 유명 뮤지션 콘서트, 팝업 스토어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지방으로 확대하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시작한 신한카드 러브콘서트는 장르별 다양한 인기가수 팀들의 공연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전국 투어 콘서트로 지방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러브콘서트 런칭 초기에는 30∼40대 중심으로 가족 단위 관람이 많았으나, 올해는 보다 젊고 트렌디한 콘서트로 컨셉트를 바꿨다. 20∼30대 초반 고객이 80%에 육박하는 등 젊은 세대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콘서트 전 공연 대기시간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존 이벤트를 통해 펀(fun) 요소를 극대화했다.

모바일 비즈니스, 올댓서비스 등 신한카드만의 스마트 콘텐츠를 통한 다채로운 이벤트와 신상품 큐브·콤보를 형상화한 대형 게임 부스, 그리고 최신 IT기기부터 레저용품, 생활밀착형 제품까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융합형 감성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러브 콘서트를 지방 유명 페스티벌과 연계해 외형을 키울 방침이다.

오디션 열풍을 촉발한 `슈퍼스타K(슈스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국민카드는 3년 연속 메인 협찬사로 참여하면서 감성 마케팅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슈스케 플롯을 통해 시청자(잠재고객)는 슈퍼스타K4에서 느낀 긍정적 감정과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KB국민카드로 전이한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슈퍼스타K3를 통해 브랜드 노출 및 각종 PPL 활동, 500회 이상의 프로그램 광고 노출 등 200억원 가까운 광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스타K3를 기념해 한정 발매한 카드 상품은 35영업일 만에 조기 판매 완료되는 등 매출 상승 효과도 톡톡히 봤다.

마케팅 조사기관 U&A에 따르면 20∼30대의 KB국민카드 인지도는 슈스케 마케팅 이후 2.8%p 향상됐고, KB국민카드 보유율도 전년 대비 7.0%p, 1년 내 KB국민카드 사용율도 전년 대비 5.2%p 각각 상승했다. 올해 국민카드는 도시락 파티 등 스마트 금융과 문화를 접목한 융합형 감성 마케팅을 체크카드 영역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슈퍼시리즈와 디자인 라이브러리, 오이스터 프로젝트 등을 통해 감성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체험형 마케팅 공간으로 현대카드는 올해 초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개관했다.

해외 희귀 서적을 비롯해 약 1만여권의 도서를 보유한 공간으로, 월 평균 5000여명, 연간 6만여명이 방문한다. 현대카드의 이미지를 문화마케팅이라는 도구로 잘 활용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 콜라보레이션 콘셉트를 통해 이마트와 오이스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단순 생필품으로 인식되던 주방용품을 기호품으로 변모시킨 이색 마케팅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