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 인수로 새삼 주목받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활발한 투자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미디어 투자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500만달러(약 55억7000만원)를 투자했다.
개인 재산만 280억달러(약 31조2000억원)에 이르는 그는 2007년 개인 투자펀드 `베조스 익스페디션즈`를 설립했다. 워싱턴 포스트를 포함해 28개 기업 및 프로젝트에 투자한 그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베조스가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의 투자는 인문·사회·미디어·IT를 넘나든다. 베조스는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 혁신센터 건립에 1000만달러(약 111억원)를 투자했다. 더 특이한 건 `1만년 시계 프로젝트` 투자다. 향후 1만년 동안 매해 다른 종소리를 내는 대형 시계 건설에 420만달러(약 48억원)를 쏟아 부었다. 텍사스 자택 인근 산에 건설 중인 1만년 시계에 대해 베조스는 “인류는 기술적으로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있다”며 “인류가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해 새로운 소리를 내는 시계로 인류 발전 방향에 대한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미다.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괴짜`지만 아마존 창업자답게 IT기업 관심도 높다. 선구안도 뛰어나 수익성 면에서 `미다스의 손` 면모를 뽐낸다. 가장 대표적인 회사가 트위터다. 단문 메시지 서비스 가능성에 주목한 베조스는 2008년 트위터에 투자했다. 트위터가 받은 두 번째 투자일 정도로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을 알아봤다. 그의 예상처럼 트위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대표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최근 한국에 진출한 고급 콜택시 서비스 `우버`도 그의 투자를 받았다. 2010년 창업한 우버는 앱을 통해 고급 리무진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로 현재 시장가치 1조원이 넘는 회사로 발전했다. 베조스는 2011년 12월 3700만달러(약 412억원)를 투자했다.
공유경제 대명사 `에어비앤비` 역시 베조스의 선택을 받았다. 2008년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빈방 공유란 새로운 숙박 문화를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한다. 베조스는 2011년 7월 1120만달러(약 125억원)를 투자했고 에어비앤비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며 시장가치 2조7000억원에 이르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 밖에 커뮤니티 기반 SNS `비핸스`와 3D 프린팅 업체 `메이커봇`에 투자했고 두 회사는 각각 어도비와 스트라타시스에 인수됐다.
제프 베조스 주요 IT기업 투자 현황(단위:만달러)
자료:크런치베이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