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 재미있게 본 영화, 감동 깊게 읽은 책 등 즐거운 일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고 공감할 때 그 즐거움은 배가된다.
모든 일과 사건은 사람 간의 만남(대면, 對面)에서 시작한다. 결혼과 생명의 탄생은 모르는 남녀가 만나 인연을 맺은 결과다. 새로운 비즈니스는 사람 간에 만나 기획하고 기술 제품을 개발하면서 전개된다.
따지고 보면 사람 만나는 것만큼 피곤한 일도 없다. 복장과 언행을 신경 써야 하고, 예, 아니오만 확인할 자리에서 마음에 없는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소 고발, 민형사 소송 등 사건 사고는 사람 간에 만나 갈등이 폭발한 결과다.
모르는 사람이면 단박에 거절할 일도 얼굴 한번 봤다는 이유로 거절이 쉽지 않은 게 인간관계다. 거절해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부모 형제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친구를 사귀고 회사 동료를 만나고, 이후 수많은 모르는 사람을 대면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직접 대면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 좋건 싫건 정기적으로 만나 자료를 주고받고 대화를 나누며 확인해야 했던 일들이 이메일로, 영상통화로 대체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하며 대화 한마디 나눠보지 않고 얼굴 한번 보지 않은 사람과 친구를 맺고 `좋아요`를 연발한다.
얼굴을 직접 보고 대화하는 대면 관계는 문자 메시지나 영상통화와는 차원이 다르다. 대면은 사람 간에 서로를 깊이 알 수 있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자리다. 속내가 담긴 어투, 목소리와 표정의 변화는 직접 만나 대화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안 보면 멀어지는 이유다.
각종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비대면 창구는 많아지고 넓어졌다. 하지만 깊은 대화 속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면 관계는 횟수도 줄고 그 중요성도 엷어지는 듯하다.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에 직접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하는 것은 인간관계의 균형을 맞춰주는 소중한 일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