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부딪힌 특허 위기는 꽤 심각한 수준이다. 특허괴물 AVS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에 스마트카 관련 20여건의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그 위기를 알리는 전주곡이다.
현대기아차를 노린 특허 소송은 최근 급증했다. 200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당한 특허 소송 37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8건이 2011년 이후에 몰렸다. 현대기아차에 제기된 소송 37건은 동종 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업계의 피소 사례는 197건이다. 비율로는 18.7%, 다섯 건 중 하나가 현대기아차를 겨냥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 8.7%와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간다.
특허괴물이 현대기아차를 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군침을 흘릴 만한 먹잇감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1년 처음으로 미국 시장점유율 5%를 넘어섰다. 내로라하는 자동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특허 소송의 배경인 원천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전장 부품에서 시작해 요즘 자동차 업계 최대 화두인 친환경·스마트로 넘어오면 기술 경쟁력이 더 떨어진다. 앞서 말한 37건의 특허 소송에서 24건이 전장 부품 관련 내용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한 치 양보 없는 소송전에서 알 수 있듯이 특허는 사운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특허 전쟁에서 이기려면 원천 기술 확보가 가장 관건이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은 특허 때문에 천문학적 거금을 들여 기업을 인수한다. 글로벌 기업끼리 상호 라이선스도 활발하다. 자동차 업계도 그렇다. 첨단 기술을 놓고 미국과 독일, 일본 업체가 손을 잡는다.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경쟁 업체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한편 원천 기술을 얻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허 소송에서 지면 거액의 합의금뿐 아니라 미국 내 판매 금지라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 해답 중 하나를 국내에서 찾을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다. 스마트카 기반도 ICT다. ICT 업계에서 스마트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을 찾아 지원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지혜가 절실해졌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3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4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ET시론]양자혁명, 우리가 대비해야 할 미래 기술
-
10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