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특허소송 전문 특허 괴물(Patent Troll)이 제기한 스마트카 관련 무더기 특허침해 소송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허 괴물이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제소한 특허침해 건수만 20여건에 이른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전자기술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차세대 스마트카 원천기술 확보가 `발등에 불`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특허관리회사(NPE)인 AVS(American Vehicular Science)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상대로 각각 지난해 10월과 올 2월 특허침해 소송을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AVS가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은 차량 진단 및 모니터링 시스템과 텔레매틱스 등 스마트카 핵심 기술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는 `차량 진단을 위한 텔레매틱스 시스템(특허번호:US6738697)` 등 12개 특허와 관련한 소송이 걸려 있다. 기아차도 `차량 정보와 모니터링 시스템 및 방법(US7082359)` 등 11개의 특허침해 소송에 대응 중이다. AVS가 현대차와 기아차가 공통으로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8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는 특허소송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회사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서 NPE 특허소송 대응전략 사례를 수집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스마트카 분야 원천기술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대응은 미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대차는 이번 소송과 관련한 1차 답변서 제출 기한을 한 차례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카 분야에서 NPE 성향의 기업들이 주도하는 특허침해 소송이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스마트카 관련 원천기술이 취약해 소송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AVS는 지난해 1월 설립 이후 5개월 만에 도요타와 BMW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처음 제기한 이후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가장 많은 건수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VS는 전형적인 특허 괴물로 평가받는다. 이 업체는 ATI(Automotive Technologies International)로부터 310건의 자동차 관련 특허를 양수한 이후 글로벌 완성차를 상대로 전 방위 특허 공세를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AVS가 현대기아차는 물론이고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업체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관련 절차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소송에 따른 배상액 등은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현지 판매에는 아직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AVS가 현대기아차에 공통으로 침해소송을 제기한 특허 현황
자료:업계 종합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