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내 카드로 현금인출?...ATM 부정인출 차단 시스템 상용화

최근 멕시코로 출장을 다녀온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출장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멕시코 현지에서 자신의 카드로 누군가 ATM에서 현금인출을 계속 시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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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거주 중인 B씨도 최근 자신의 카드로 콜롬비아에서 부정인출 사고를 당했다. 가보지도 않은 콜롬비아에서 수천만 원의 현금인출 시도가 잇따랐다.

최근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카드 위변조를 통한 ATM 인출 사고가 빈발한다. 과거 위변조 범죄는 카드 신용결제를 통한 부정사용이 주류였지만 최근 은행계 카드를 위변조해 ATM에서 현금인출을 시도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NH농협카드는 이 같은 신종 ATM 부정인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해외 예금인출 사고 예방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3일 밝혔다.

지금까지 시중은행은 신용결제 위주의 부정사용 방지시스템(FDS)을 개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ATM에서 현금인출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상용화한 것은 NH농협카드가 처음이다.

농협카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ATM부정사용 방지시스템은 고객 카드사용 패턴을 고려해 시간적·물리적 사용이 불가능한 의심거래가 발생하면 즉시 카드사용이 정지된다. NH카드가 자체 개발한 `룰&스코어` 방식을 적용했다.

룰 기법은 과거 부정사용 패턴과 최근 신규로 발생하는 불법 패턴까지 모두 분석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예를 들어 여의도 식당에서 결제 후 3시간 만에 유럽에서 결제시도가 이뤄진다면 이 패턴을 모두 산술적으로 계산해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스코어 방식의 기법도 도입했다. 부정거래 위험성이 높은 수백 가지의 패턴을 점수화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여성의 신용카드가 새벽 시간 때 유흥업소에서 연속적으로 결제 시도가 이뤄지면 이를 부정거래 위험도 점수로 환산해 최대 999점까지 등급을 매긴다.

NH농협카드는 이 서비스를 이미 시행 중인 `신용 매니저 서비스`와 연계해 별도 전담직원까지 배치했다.

NH농협카드 신용관리단 관계자는 “카드 위변조와 도난·분실로 인한 부정사용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시스템으로 해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ATM 부정사용 범죄에 선제 대응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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