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뒤진 스마트카 경쟁력, 협력과 생태계로 높여야

자동차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가 개척해야 할 신천지다. 기계장치를 넘어 전자장치화하면서 자동차는 ICT 새 부가가치와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른바 스마트카다. 벤츠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CT 업체들이 최근 스마트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기업의 움직임은 더딘 편이다. 이렇다 할 국책 프로젝트도 거의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하드웨어 제조 기업, 자동차 회사까지 보유한 나라치곤 뜻밖의 행보다. 우리 자동차와 ICT 업체 간 교류가 없었던 탓도 있지만 스마트카 시장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다. 그러니 협력 필요성도 절감하지 못한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차세대 자동차ICT 주도권을 몽땅 외국 기업에 내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31일 작지만 의미 있는 행보가 나왔다. 기아자동차, SK텔레콤, 삼성전자, 유디테크 4개사가 차세대 스마트 차량 서비스 사업에 손을 잡았다. 자동차, 이동통신, 단말기의 대표업체에 전문 기업까지 힘을 합치니 모양새도 좋다. 이런 협력이 더 많이, 더 자주 나와야 한다. 또 더욱 깊이 파야 한다. 처음엔 단순 마케팅과 부분 솔루션 개발부터 하더라도 스마트카 플랫폼과 같은 핵심 기술의 개발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이 이렇게 한다.

중요한 것이 역시 생태계 조성이다. 기아차, 삼성전자, SKT 모두 각 분야에선 대표주자이나 스마트카 관련 기술력에선 외국 업체에 뒤진다. 이를 상호 기술 협력으로 벌충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전문 기업, 특히 소프트웨어(SW) 기업을 키워야 나머지도 보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엔 이런 전문 기업도 적고 제 가치도 인정받지 못한다. 이 상황을 방치하면 현대차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보이겠다는 자율주행 스마트카도 자칫 외산 SW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느슨한 협력과 빈약한 생태계를 갖고 무수한 전문 SW기업의 도움을 받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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