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산업혁신운동3.0`, 1차 협력사가 허리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경제로 가파른 성장을 이룩했지만 최근 수출과 내수·고용 간 연계성이 크게 약화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재정위기 상황에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하고 무역흑자를 기록한 것은 엄청난 일이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경제민주화를 기반으로 설비투자·내수회복·일자리 창출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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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국민이 새 정부가 첫 번째 국정 목표로 내세운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창조경제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속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가 근원적 경쟁력을 갖추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산업혁신운동3.0` 출범식을 열고 삼성·두산·현대차·포스코 등 11개 대기업과 재원 출연 협약을 체결했다. 출연 재원은 2·3차 협력 업체가 경쟁력을 키우고 동반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작업환경 개선, 생산성 향상 등 협력사 혁신 활동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 산업계는 산업혁신운동3.0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스마트 공장` 만들기에 나섰다. 협력사 생산성 제고로 전체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취지다.

최근까지 많은 플랜트 기자재 업체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인증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현장 심사에서 떨어지기 일쑤였다.

모든 일은 기초가 제일 중요하다. 혁신 활동으로 기초부터 확실히 다져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산업혁신운동3.0이 중요한 이유다.

산업혁신운동3.0으로 2·3차 협력사가 좋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1차 협력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1차 협력사와 2·3차 협력사의 유기적 활동에 따라 산업혁신운동3.0의 성패가 엇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차 협력사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그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사업 신청 시 가산점을 주는 유인책이 좋은 아이디어 중 하나다.

1차 협력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주도적인 참여 의지도 중요하다. 산업혁신운동3.0의 성과가 황금 부메랑이 돼 결국은 자사에 과실이 돌아온다는 인식을 널리 알려야 한다.

지난해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이 추진한 성공 사례를 보면 처음에는 많은 1차 협력사들이 혁신 운동 참여에 소극적이었다. 기업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은커녕 오히려 손해가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많았다.

2·3차 협력사 공장 혁신이 결국 1차 협력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1차 협력사 CEO들도 혁신 운동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시작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행동하는 법이다.

혁신 활동으로 1차 협력사 리드타임이 크게 줄었고, 불량률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됐다. 실패비용 감소, 세트 준비율 및 납기 준수율 향상 등에 힘입어 투입한 노력에 비해 몇 곱절의 성과를 거둔 1차 협력사가 적지 않다.

산업혁신운동3.0이 전 산업에 걸쳐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되돌리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해 경제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는 산업별, 기업 규모별 양극화와 고용·소득 격차로 인한 사회 불안 요인을 해소하는 데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건강한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여매는 착기부주(着〃復走) 정신으로 합심해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부회장 y@koam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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