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환의 젊은 경제]이젠 스마트 무버다 <11>스마트 무버 되기 ⑦묶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

단일 기술의 획기적인 혁신이 큰 가치를 창출하기도 하고, 작은 기술 여럿이 한 데 뭉쳐져 큰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전자가 기술적 영역이라면 후자는 비즈니스적 영역에 가깝다. 전자의 예가 탄소나노튜브라면 후자의 예는 스마트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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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살펴보자. 스마트폰이 몰고 온 생활의 변화가 매우 큰 탓에 우리는 스마트폰 자체를 굉장한 기술혁신으로 생각하곤 한다. 뛰어난 혁신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탑재된 다양한 기술은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기술적 관점에서만 보면 스마트폰은 기술혁신이기 보다는 존재해 온 작은 기술들(휴대폰, 모바일PC, 터치스크린, MP3플레이어, 저전력 반도체, 고해상도 LCD, 모바일 운용체계 등)의 현명한 묶음이다. 오래전에 상용화된 기술을 한 데 묶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때문에 스마트폰의 가장 큰 혁신은 스마트폰 자체의 혁신이 아닌 유용한 기술들을 하나로 묶어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창출한 개념의 혁신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처럼 작은 것들을 여럿 묶어 기존의 임계치를 넘어설 때 혁신으로서의 가치는 창출된다. 그런 관점에서 스마트폰은 스마트 무버(Smart Mover)의 전형이다.

스마트폰의 앞날을 생각해보자. 지금의 스마트폰 기능을 단순히 진화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유지한다면 그 용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포화상태를 맞게 될 것이다. 또 그 장래 또한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스마트폰이 기술과 제품을 묶어 성공을 거두는 식이었다면 앞으로의 스마트폰은 그것을 넘어서 다른 영역들(다른 서비스, 다른 비즈니스, 다른 시장 등)과 묶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야만 또다른 성공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의료를 결합한 헬스케어, 금융 기능을 결합한 재무, 편의 기능을 결합한 생활, 취미를 결합한 문화 등 새로운 융합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융합된 가치를 창출하려면 스마트폰이 담당하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스마트폰 자체로써의 가치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주인공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훗날 다른 서비스, 다른 비즈니스, 다른 시장과 묶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면 이제껏 누려왔던 주인공의 역할을 과감히 버릴 줄 알아야 한다. 스마트폰이 곧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내부중심적 인사이드-아웃(Inside-Out) 사고에 매몰돼 새롭게 추구하는 가치를 스마트폰 관점에서만 생각하게 되고, 그 만큼 현재를 뛰어넘는 가치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내부중심적 인사이드-아웃 사고는 정보기술(IT)과 다른 영역의 융합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기술자가 자동차를 잘 만든다고 해서 자동차 경주에 선수로 직접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근시안적 굴레에서 벗어나, 같이 묶어야 할 대상을 주연으로 만들고, 그것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것과 융합해 어떤 혁신을 이뤄 나갈지를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의 스마트폰은 타 영역과의 융합을 위한 뛰어난 조연으로 거듭나야만 새로운 시장과 성공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 무버가 되는 방법으로, 기술을 묶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스마트폰의 예를 설명했다. 첫째는 여러 작은 기술과 제품을 묶은 후 그 묶음으로 어떤 임계치를 넘어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술이나 제품을 묶는 것을 넘어서 다른 서비스, 다른 비즈니스, 다른 시장 등과 묶어 새로운 융합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융합의 주연 자리를 꿰차겠다는 욕심에서 벗어나, 그 묶이는 대상의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뛰어난 조연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주연이 아니라고 망설이지 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고어텍스의 사례처럼 주연보다도 더 많은 실익을 챙기는 조연도 많다.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초빙교수 dwight@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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