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경고(Warning)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변경 전 미리 가능성을 흘린다. 일종의 경고다. 금리 변경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전 경고`는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한 일종의 `배려`인 셈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57조원에 영업이익 9조5000억원이다. 사상 최고치다. 하지만 당일 주가는 3.8% 급락했다. 시장 예측치를 밑돌아서다. 발표 이틀 전 증권사 평균 예측치는 매출 59조4770억원에 영업이익 10조2480억원이었다. 그나마 지난달 중순 JP모건이 삼성전자 예상 실적을 낮추자, 몇몇 증권사가 동조한 결과다.

이 같은 차이가 왜 발생할까.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은 정보접근 한계를 꼽는다. 발표 전 영업이익 10조원 미만을 내다봤던 한 연구원은 “솔직히 명확한 근거는 없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들고 가면 거의 공짜로 갤럭시S4로 바꿔준다고 들었다. 그런 정황상 예상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황당하지만 그의 예측치는 실적에 상당히 근접했다.

안타깝다. 시장에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다. 추측이 난무한다. 물론 삼성전자도 답답하다. 증권사가 경쟁적으로 실적을 부풀려 올려놨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증권사들이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았다”고 항변했다. 문제는 시장이 이런 정보를 신뢰한다. 다수가 인정하자, 투자자들은 그 정보를 `팩트(사실)`로 받아들인다.

삼성전자 책임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라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파장이 크다. 국가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잠정실적 발표에 앞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S4 판매 실적이 출시 두 달 만에 2000만대에 달한다는 의미의 말을 흘렸다. 갤럭시S3보다 40일가량 빨랐다. 실적 관련 오해 소지가 다분하다.

중앙은행은 금리 변경 전 사전 경고 방식을 신중히 고민한다. 삼성전자도 시장에서 흘러다니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전자산업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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