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최근 리서치 애널리스트 4명을 뽑았다. 공채가 별도 있는 회사도 아닌데다 2~3년에 한명 남짓 채용하는 회사에서 4명을 한꺼번에 선발한 것은 의미가 크다.

Photo Image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2000년 회사를 맡은 이후 10여년이 흐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며 “하반기에는 공세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감`이라는 말로 그간 소프트뱅크벤처스 성과에 대해 겸손함을 표시했지만 최근 실적은 실로 대단하다. 지난 2010년 투자한 선데이토즈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데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결성한 에스비팬아시아펀드 관리보수가 유입되고 영업수익도 대폭 늘었다.

업계 `큰 형님`인 그가 생각하는 벤처캐피털(VC)의 덕목은 무엇일까. “대부분 벤처캐피털을 `금융업`으로 분류합니다. 돈을 나눠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인재양성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돈이라는 표면적 행위 이면에는 기업가를 키우고 훌륭한 엔지니어, 디자이너를 양성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해 인재가 생태계에서 또 다른 역할을 맡도록 선순환을 돕는거죠.” 단순히 주판을 튕겨 수익만 내는 자금은 금새 도태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1998년 소프트뱅크미디어 부사장을 맡으며 한국 VC업계에 첫 발을 들였다. 2000년 닷컴버블부터 2008년 리먼사태, 스타트업 창업 붐이 일고 있는 현재까지 업계 흥망성쇠와 함께 했다. 언제나 그의 답은 `초기 스타트업`이었다.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계속해서 스타트업에 투자했습니다. 올해 정부에서 다양한 캠페인으로 창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간과해서 안 되는 점이 있습니다. 기반이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퍼부으면 반드시 버블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문 대표는 “정부에서 당장 성과를 바라지 말고 30년, 50년 후 성과가 나와도 된다고 말해야 한다”며 “그래야 장기적인 안목과 뚝심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인 수사, 정책적 드라이브에만 초점을 맞추면 창조경제는 더 요원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인도네시아 등 해외 기업으로 투자 외연을 넓혔다. 문 대표는 “단순히 수익만을 바란다면 굳이 위험한 외국 업체에 투자할 필요가 없었다”며 “업체보다 업종을 보고 우리나라 기업과 협업해 플랫폼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선별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문 대표는 투자 기업이 자본시장 규모나 동력이 아직 취약한 한국을 벗어나 보다 넓은 아시아 지역에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한국 벤처생태계 근원적 한계인 `작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로 진출하도록 실질적인 조력자가 되겠다는 얘기다.

“벤처는 엘리트 비즈니스입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니지요. 이제는 `용감한 엘리트`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좋은 머리로 이것저것 재는 엘리트가 아니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같은 호기심 많은 엘리트 말입니다. 역설적이지만 꼭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