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도정할 때 나오는 왕겨(쌀겨)를 이용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출력을 높이고,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실리콘 음극 소재가 개발됐다.
KAIST(총장 강성모) EEWS 대학원 최장욱(38)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박승빈(58) 교수 공동연구팀은 왕겨 내부에 존재하는 다공성 천연 실리카 물질을 분리, 정제해 고용량 리튬이온 이차전지 음극소재인 3차원 다공성 실리콘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9일자(한국시각)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차전지용 음극 물질로 사용되고 있는 흑연 대신 왕겨에 주목했다. 왕겨에는 전체 무게의 20%에 이르는 고순도 실리카가 포함돼 있다. 왕겨는 내부에 존재하는 쌀을 외부 바이러스나 해충으로부터 보호하고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다공성 형태로 돼 있다.
연구팀은 왕겨의 표피에 존재하는 다공성 실리카에서 3차원 구조의 다공성 실리콘 입자를 추출·합성한 뒤 이차전지에 적용했다.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 기반 음극 소재가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인 충·방전 시 부피의 팽창·수축으로 인한 미분화, 박리화 및 계면 불안정성 문제가 효과적으로 개선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상용화는 3~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상용화가 이루어지면 파급력이 엄청 날 것으로 기대했다.
실리콘 소재는 용량이 기존 흑연 전극 대비 3~5배 크기 때문에 차세대 리튬이온 이차전지 음극으로 활발하게 연구 중인 재료다. 이를 활용한 소재가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리튬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50%가량 높일 수 있다. 소형전자기기용 이차전지 사용시간을 약 1.5배 늘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실리콘 음극 소재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부피팽창 문제나 폐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최장욱 교수는 “실리콘의 부피 팽창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우수한 용량 유지 특성 및 출력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며 “기존 실리콘 기반 리튬 이차전지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