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절전대책 EMS가 답인가- 허점 보인다!

절전, EMS가 답인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보급 확산에 나설 전망이다. 공공 EMS 시장도 본격 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MS는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와 통신, 데이터수집 및 모니터링, 설비 제어기술 등으로 구성돼 실시간으로 에너지 이용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EMS는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과 건물(BEMS), 가정(HEMS)으로 구분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년간 추진한 EMS 시범사업 결과, 적용 사례별로 연평균 8~9%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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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MS를 통한 절전효과에 회의적 시각도 있다. EMS구축효과가 큰 기존 대형빌딩과 공장에 제대로 EMS를 구축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의문이 첫 번째다. 또 구축하더라도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이를 운영하는 데 따른 걸림돌도 적지 않다.

전체 빌딩·공장 관리시스템을 분석하고 이에 효율적으로 연동된 EMS구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타 시설물 관리시스템과 연계·통합돼야

EMS 가운데 전력수급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효과가 큰 분야는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다. 정부가 EMS도입 확대를 위해 초점을 맞춘 곳도 바로 대형 빌딩과 공장이다.

이 같은 기존 건물에 BEMS를 추가로 도입하면 당장 운영의 문제가 발생한다.

대형 건물과 공장에는 대부분 통합시설물관리시스템(IFMS)이라는 종합 관리시스템이 운영된다. IFMS에는 시설물관리(FMS), 자산관리(AMS), 지능형 빌딩관리(IBS), 빌딩자동화관리(BAS),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포함된다. 또 자동제어, 시스템통합, 통신기술 등이 상호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BEMS를 도입하면 당장 운영의 한계에 봉착한다. BEMS를 포함해 전체 관리솔루션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 없다. 빌딩 운영관리자의 관련 기능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BEMS 도입에 따라 현장마다 에너지관리 관련 전문가나 고급기술자를 확보해 상주시킬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각 빌딩에 구축된 솔루션이 표준화되지 않아 추가 시스템 도입에 어려움이 따른다. BEMS를 제공하는 업체들 역시 다양한 분야로 나눠져 있다. IT서비스업체를 비롯해 이동통신업체, 전문 솔루션 업체들이 저마다 서비스·솔루션을 선보인다. EMS가 에너지관리SW, 유·무선 통신기술, 데이터수집 및 모니터링 기술, 설비 제어기술 등 여러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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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건물만 효과 높아

지난 2011년부터 공공기관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시행에 따라 공공기관에서는 자체적으로 에너지 사용 감축을 위한 대책을 세워 시행해 왔다. 하지만 공공기관 내 BEMS 도입은 초기단계다.

도입 부진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기존 건물에 BEMS를 추가로 도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공장이나 대형 빌딩의 경우 수시로 부분적 개보수가 이뤄져 초기 설계와는 상당히 다른 내부시스템 구조를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주석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기존 빌딩을 보수하는 과정에서 BEMS를 도입하려면 노후화된 기존 시설물의 98%를 모두 건드려야 한다”며 “이 같은 대대적 공사를 진행해서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건물주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건축된 지 10년 이내의 건물은 시스템 교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지만 그 이전에 세워진 건물은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상 건물의 용도와 설계, 자체 냉난방 조절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모니터링이 아닌 컨트롤 필요

그동안 BEMS를 도입한 빌딩과 공장은 BEMS를 주로 모니터링 용도로 사용한다. 일반적 자동제어환경보다 많은 센서나 미터기를 설치해 설비별 더 나아가서는 설비의 주요부품별로 온도, CO₂ 농도, 유량, 열량, 전기·가스·수도사용량 등을 계량·계측한다. 동시에 월별, 건물별, 특정 구역별, 에너지원별 또는 특정 설비별 등 다양한 관리 요인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 및 CO₂ 배출량에 대한 추이분석을 제공한다.

제공된 정보를 단순히 파악하는 것으로는 에너지절감을 유도하기 쉽지 않다.

BEMS는 주요 설비, 기기 및 시스템에 대한 효율성을 평가해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대상은 고효율기기로의 보수나 개체를 검토하는 근거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건물별, 에너지원별 또는 특정 설비별 에너지 수요를 예측해 필요시 미리 부하에 대응하는 정보도 제공해야 한다. 특히 BEMS를 통해 필요한 분야의 전력사용을 조절 통제할 수 있어야 시스템 구축의 실효성이 확보된다.

이 밖에 EMS 도입을 망설이는 것은 효과가 충분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BEMS 도입으로 얻은 효용을 예측하는 성공사례가 거의 없어 도입에 부담감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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