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인은 흔히 산업 디자인의 꽃이라고 한다. 단순한 모양을 담은 스케치를 넘어 만들 때 엔지니어링 측면도 고려해야 하고, 최종 상품 단계에서의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동차는 보통 한 번 사면 수 년은 타야 하기에, 오랜 시간을 두고 봐도 질리지 않아야 한다. 혁신성과 무난함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 셈이다. 어느 것 하나 까다롭지 않은 요소가 없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수십 년 전 자동차들은 하나같이 개성 넘치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차를 대량으로 찍어내는(?) 게 아니라 장인들의 손길로 탄생하는, 일종의 작품과도 같았다. 게다가 도로에 차도 별로 없어서 그만큼 자신의 개성을 뽐내기가 쉬웠고, 자동차 디자인도 과감했다.
요즘엔 신분을 드러내는 수단이었던 자동차가 생활의 일부가 되고, 시장이 급변하면서 경쟁 또한 심해졌다. 점차 자동차 품질도 비슷해지고, 디자인마저 비슷해진다. 어디서 본 듯한 모양이 자꾸 떠오른다. 그야말로 상향 평준화 시대다. 이런 상황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적당한 가격으로 최고의 차를 살 수 있는 시대여서 오히려 비싼 차 타는 사람들이 손해일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 그리고 미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는 어떨까. 우선 ACCD 운송기기 디자인학과 임범석 교수는 “요즘엔 독일차가 대세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요소들을 제대로 구현하고, 그걸 만들어낸다는 게 그 이유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 자동차 디자인은 정교함이 승패 가를 것”이라며 “소비자가 원하는 `디테일`에 누가 더 신경을 많이 쓰고, 그걸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