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럭셔리 시계 브랜드 "아이와치? 우리는 신경 안 써"

애플의 새로운 IT기기는 종종 산업 지형도를 완전히 바꿨다. 아이폰이 그랬고, 아이패드도 마찬가지다. 올 가을 개봉 예정인 `아이와치`도 유력 후보다. 입는 컴퓨터 시대를 열 아이와치에 온 산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정작 시계 업계는 느긋하다. 스마트한 시계가 럭셔리한 시계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언뜻 시계는 아날로그 산업이고 디지털 시대를 맞아 쇠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굳이 아이와치가 아니라도 시계를 대체할 기기는 많다. `휴대폰 있는데 뭐 하러 따로 시계를 차?`라고 여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시계 산업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계 시장 규모는 72억달러(약 8조2166억달러)다. 2017년까지 30% 성장할 전망이다.

애플과 소니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속속 스마트와치를 선보이는 가운데 시계 산업이 단단한 성장을 이어가는 이유는 고급 브랜드 약진 때문이다. 평균 2500달러(약 285만원)에 팔리는 롤렉스시계는 없어서 못 판다. 소비자 취향도 다양한 시계를 번갈아 착용하는 것에서 좋은 시계 하나를 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만큼 일반 시계는 고급 모델이 대세다.

아이와치는 일부 디지털 시계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급 시계 판매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란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아이와치가 `기능` 중심이라면 패션을 완성하는 고급 시계는 `품격`이 핵심이다. 경기 침체에도 명품 브랜드가 성장하는 이유와 같다.

시계시장 분석업체 크로놀리틱스의 로버트 잔 브로엘 대표는 “아이와치가 메탈 소재 고급 시계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스마트와치와 고급 시계는 별개 시장으로 고급 시계를 찾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기준으로 소비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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