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룬(Loon)은 열기구를 이용해 세계 어디서든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글X(구글 비밀연구소)`의 야심찬 계획이다. 지름 15m 풍선을 비행기 고도보다 높은 20㎞에 띄워 무선 인터넷 중계기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열기구가 있는 지역에는 자연스럽게 무료 무선인터넷 구역이 형성된다. 통신 중계기 동력은 태양광으로 얻는다. 열기구 하나가 반경 40㎞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한다. 주파수는 와이파이에 많이 사용하는 2.4㎓ 대역을 쓴다. 국가별로 주파수 이용 허가를 따로 받지 않아도 되는 대역이다.
구글은 최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TV 방송용 유휴주파수(화이트스페이스)의 무선 데이터베이스 사용을 허가받았다. 어떤 지역에 어떤 주파수 대역이 비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룬과 연계하면 인터넷 연결 범위를 대폭 확대할 수 있다.
현재 룬이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속도는 3G 통신망과 비슷하거나 조금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지난달 뉴질랜드 남부 캔터베리 지역에 30개 열기구를 띄워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인근 50여 가구에 인터넷이 연결됐다.
세계 인구 3분의 2 이상이 빠르고 값싼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게 룬 프로젝트의 배경이다. 1차 서비스 대상도 인터넷 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후진국과 사막 같은 오지다. 하지만 점차 사용범위를 넓혀 세계 어디에서도 원활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향후 유료화하거나 연계 사업을 개발할 수도 있지만 현재는 무료 제공을 선언한 상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