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집중적인 급발진 조사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5월 민관 합동조사반을 꾸리고 세 차례 정밀조사를 했고, 마지막엔 유례없는 재현실험까지 했다. 그러나 끝내 원인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아쉬운 일이다.

그렇다고 성과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급발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 모으면서 제조사가 자동차 사고기록장치(EDR) 부착사실을 고객에게 알리고, 요청을 받으면 의무적으로 EDR 정보를 제공하도록 법이 바뀌는데 일조했다.
원인규명 실패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국토부와 관련 전문가를 탓할 일은 아니다. 조사반은 사고차량 전자제어장치(ECU)의 실금 하나라도 잡아내기 위해 엑스레이와 CT 촬영기기까지 동원했다. 범죄수사 전문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첨단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잘 알려진 대로 100년이 넘는 자동차 산업 역사에서 급발진 원인이 밝혀진 적은 한 번도 없다.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력을 가졌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조차 해답을 내리지 못한 `미제`다. 유독 우리 전문가에게만 가혹하게 굴 이유가 없다.
정부와 자동차 업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협력관계가 있다는 일각의 의혹제기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의혹을 키울 뿐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 재현실험을 했지만, 급발진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공개 장소에 나오지 않고 뒤에서 비난만 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오히려 귀를 기울여야할 것은 `조사방법론`에 대한 비판이다. 급발진이 수만 분의 일 확률로 일어나는 희귀현상이라면, 이를 과학적으로 재현해내는 실험 역시 수만 번 진행하는 게 상식과 맞다. 여론이 들끓는다고 해서 그때만 반짝 관심을 가져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급발진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시간과 비용 투자를 늘려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재현실험을 끝으로 해체하는 민관 합동조사반을 상설기구로 만들어보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그래야 급발진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수 있고 관련 분쟁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자동차 안전기술과 급발진 조사방법을 개발한다면 일석이조다. 모처럼 급발진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른 지금이 급발진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도모할 가장 좋은 기회다. 정부와 관련 전문가들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