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와 파나소닉 등 글로벌 이차전지 업체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가격을 인하한다.
최근 경쟁이 본격화된 일본 ESS 시장에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ESS를 포함해 부담이 컸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가격도 점차 떨어질 전망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를 포함해 파나소닉·NEC가 ESS 판매가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이차전지 셀(제품명 18650) 가격을 내린다.
인하 폭은 최소 10% 이상으로 알려졌다. 국산 배터리 가격이 일본제품에 비해 10~20%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30~40% 가격경쟁력이 확보된 셈이다. 1㎾h급 전력변환장치(PCS)와 2.2㎾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한 200만엔(2300만원)대의 ESS 소비자 가격이 150만엔(1700만원) 이하에서 구입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 일본 정부의 파격적 `ESS+태양광발전` 구매 보조금 정책과 건설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신축 건물이나 아파트에 ESS 채용이 늘어난 탓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ESS+태양광 구입 보조금(구입가의 30%)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10∼20%)을 지원받아 최대 50% 가격에 설비를 갖출 수 있다.
실제로 일본 대형건설사인 다이와의 계열사 엘리파워는 지난달 2.2㎾h급 ESS(출력용량1㎾h) 판매가격을 200만엔에서 100만엔 수준으로 절반가량 내렸다. 이에 일본 배터리 업체인 파나소닉과 NEC 등도 ESS용 배터리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일본 ESS 시장에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배터리 업체 위주로 ESS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삼성SDI도 일본 시장 상황에 맞게 가격정책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형 배터리가 ESS와 전기차용으로 나뉘고 있어 전기차용 배터리도 점차 내려갈 전망이다.
일본 업계 관계자는 “일본 ESS 시장이 올해만 1조원 규모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선두그룹인 삼성SDI와 파나소닉, NEC 등이 ESS용 배터리 가격을 10% 이상 내리는 추세”라며 “한 번 내려간 가격은 다시 오를 수 없는 만큼 ESS와 같은 중대형의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 인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