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F 르포]`우리의 성공은 삼성만의 힘은 아닙니다`

`함께 걸어온 20년 감사합니다.`

27일 개방하는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모바일연구소(R5) 2층 삼성이노베이션포럼(SIF)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에 붙은 대형 플래카드 문구다. 나란히 걸린 플래카드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5052개 협력사 목록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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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 SIF 행사장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놓인 대형 플랭카드. 옆에는 협력사 리스트가 적힌 플랭카드가 있다.

SIF는 지난 20년 삼성의 기적과 같은 성공의 역사를 소개하는 자리다. 플래카드 내용은 그동안의 성과가 삼성 혼자서 이뤄내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협력사에 대한 감사와 당부다. 플래카드는 3·4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에도 나타난다. `서로 믿고 힘을 모은 덕분입니다` `같이 걸으며 함께 열어갈 미래를 기대합니다` `앞으로의 20년 함께 성장해 나갑시다` `앞으로 20년 변함없이 동행하겠습니다`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 20년 삼성의 혁신 역사는 수많은 부품공급사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들에 대한 감사와 앞으로의 협력 당부를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SIF 행사장은 R5 건물 2·3층 두 곳이다. 당초 4층 `선진제품 비교전시회`까지 3개 층을 운영했지만 비교전시회는 관행대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25일 내부 직원에게만 공개하고 폐쇄했다.

2층 행사장에 들어서면 20년 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선언 당시 상황을 전한다. `불량은 암`이라며 1995년 구미사업장에서 불량 휴대폰 15만대(약 500억원 규모)를 소각하는 장면을 비롯해 미국 LA 전자제품 매장 한구석에 위치한 삼성 TV 등을 동영상과 제품으로 소개한다.

행사장 중앙에는 3층까지 이어지는 대형 기념탑(모뉴먼트)이 놓여 있다. 마치 커다란 5개의 뿌리가 나무로 모여서 위로 솟은 듯한 모습이다. 5개 뿌리에는 반도체, 냉장고·세탁기, TV·휴대폰, 카메라·노트북이 각각 전시돼 있다. 삼성 관계자는 5개 뿌리는 `인재 제일` `최고 지향` `변화 선도` `정도 경영` `상생 추구` 삼성의 다섯 가지 가치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기념탑 주변에는 20년 전과 최신 제품을 TV·가전·휴대폰·카메라 등으로 구분돼 비교 전시한다. 예컨대 TV는 1996년 `숨어 있는 1인치를 찾아라`는 광고로 유명한 `명품 플러스원 TV`에서부터 2002년 세계 최초의 DLP 프로젝션 디지털 TV, 2005년 `TV=네모`란 고정관념을 깬 `로마 TV`, 2006년 TV 외형이 검정색이란 이미지를 탈퇴한 `보르도 화이트 TV`를 비교한다. 20년이 채 안 되는 기간 TV 두께와 무게는 각각 93%와 65% 줄었다. 3층에서는 삼성의 지속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디자인경영과 녹색·상생경영 모습을 볼 수 있다.

삼성은 이날 기자단에게 10일 개방한 R5의 오디오 특수실험실과 수영장·암벽등반시설·피트니스센터를 공개했다. 오디오 특수실험실은 휴대폰·가전제품 등 음향 테스트를 전담하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17곳 룸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는 유럽·북미·아시아 룸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삼성 관계자는 “유럽과 북미에 비해 중국·인도 고객은 시끄러운 환경에서의 통화를 더 원한다”며 “지역별 음향 특성을 반영해 룸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SIF는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일반인에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쾌적한 환경에서 행사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루 관람 정원을 협력사 직원 1000명과 일반인 500명 등 총 1500명으로 제한한다. 서울 강남역과 수원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수원=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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