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얼음정수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여름 최성수기를 전후해 업체들은 잇달아 신제품을 출시하며 기술 우위를 내세워 시장 장악에 나섰다.

얼음정수기는 정수 기술의 `꽃`으로, 프리미엄급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렌털 가격대도 월 1만원대 제품이 주류인 중저가 정수기와 달리 두 배 상당인 월 3~4만원대 수준이다. 사실상 메이저 정수기업체들의 승부처다. 무더운 여름 날씨가 길어지면서 냉온수만 나오는 단순 제품에서 얼음까지 나오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24일 코웨이에 따르면 지난달 얼음정수기 판매량이 전월 대비 10% 증가했으며, 전년대비 30% 상승했다고 밝혔다. 매출을 이끈 것은 얼음탱크 분리 기능으로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스스로살균 카운터탑 얼음정수기`다. 코웨이는 대형 극장 광고까지 진행하며 소비자 눈길 사로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원조` 얼음정수기를 내세운 청호나이스는 지난달 내놓은 신제품 `이과수 얼음정수기 티니`로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지난해 5월에만 약 1만5000대가 팔렸던 얼음정수기는 올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1만7000대가 팔렸다. 신제품 티니는 판매량 중 절반에 가까운 40%를 차지하며 얼음정수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청호나이스 측은 이달 들어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티니 매출도 지난달 대비 20% 이상 늘어난 8500대 이상 판매도 무난히 달성할 것을 내다봤다.
쿠쿠전자도 신제품 `아이스넘버 파이브` 출시를 앞두고 2주 먼저 TV광고를 편성하는 등 눈도장 찍기를 서둘렀다. 중저가 제품 위주로 렌털 시장을 두드려왔던 쿠쿠전자는 5가지 모양이 나오는 얼음정수기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정수기 크기도 국내 최소형을 내세운 청호나이스의 티니보다 가로 폭을 3㎝ 더 줄였다.
지난 2월 일찌감치 얼음정수기 신제품을 내놨던 LG전자도 성수기를 맞아 이달부터 TV광고를 시작했다. 항균소재, 얼음 저장고 분리 살균 구조, 히터 건조 등 살균·위생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교원도 늦었지만 내달 얼음정수기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막바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빙 기술을 강화하고 기존 제품 대비 소음을 대폭 줄인 제품으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얼음정수기를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은 정수기 업체로서도 어느 정도 완성된 기술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면서 얼음정수기 수요가 크게 늘어 업체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