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67>비난의 화살과 비판의 빵

비난은 자기주장과 감정적으로 맞지 않는 의견이나 주장이 발견되면 일방적으로 발설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비난은 상대방과 소통하거나 공감 없이 상대를 비하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자기주장만 옳은 것이고 상대방의 주장은 무조건 틀렸다고 일방적으로 우기는 행위다. 비난은 상대에게 돌이킬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격화되다보면 비난은 화살이 돼 상대의 가슴에 꽂힌다. 논리적 모순과 문제를 떠나 이제 비난은 이성의 세계를 떠나 감정싸움으로 변질된다.

비난의 화살이 상대방의 허점을 감정적으로 공략해 `상대방 죽이기`에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는데 반해서 `비판의 빵`은 상대방이 미처 깨닫지 못한 논리적 모순이나 오류, 주장의 문제점과 한계를 표출시켜 상대방 주장을 건설적으로 발전시키려는 긍정적 의도가 담겨 있다. 비판의 빵을 함께 나눔으로써 건설적인 대화 문화를 조성하고 상대방 주장의 타당성을 제고시켜 결국은 모두가 승리하는 윈윈(win-win) 전략의 구체적 표현이다. 비판의 빵은 상대의 주장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할 때 나누는 빵 맛이 달라질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난의 기교와 전술이라기보다는 비판의 기예와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화살과 칼을 통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기교와 전술보다는 함께 나누는 비판의 빵을 통해 주장과 이론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가 시기다.

비판의 진정한 의도와 방향을 오인(誤認), 오해(誤解), 오용(誤用)하게 되면 비판의 빵은 비난의 화살로 바뀌기 시작한다는 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의 주장을 비난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주장을 비판함으로써 논리적 모순과 오류를 지적하고,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보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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