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인수합병(M&A)이 수포로 돌아갔다.
중국 화웨이가 노키아 인수 의향을 밝힌 가운데 불거진 협상 결렬로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지각 변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15년간 세계 휴대폰 왕좌를 차지했던 노키아가 M&A 제물로 전락하면서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진리가 새삼 느껴진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극비리에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 인수를 추진했지만 불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2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 협력을 선언하면서 두 회사 합병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두 회사가 최근 런던에서 협상을 벌였지만 사실상 결렬됐다고 밝혔다. 원인은 인수가와 두 회사 간 전략 차이 탓이다. 현재 노키아 주식은 3.84달러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50% 올랐지만 전성기인 2007년 40달러 안팎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노키아 시가총액은 140억달러(약 16조원) 규모다. 업계가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해외에 둔 현금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외에 약 660억달러(약 75조원) 현금을 두고 있는데 막대한 세금 때문에 미국으로 가져오기 어렵다. 이 자금을 노키아 인수에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해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해도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세계 1위에 올랐고 애플 위세도 여전하다. 윈도폰은 올해 들어 간신히 블랙베리를 제치고 3위에 올랐지만 격차가 너무 크다.
콘텐츠 양도 턱없이 부족하다. 윈도폰 전용 앱은 15만개다. 애플 90만개, 구글 80만개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폰 앱 개발사에 10만달러 격려금을 내놓으며 앱 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인다.
전략적 파트너 간 협상이 무산되면서 은근히 인수 의사를 밝힌 화웨이에 시선이 모인다. 노키아가 회사를 팔 의향이 있기 때문에 화웨이와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단위:%)
자료:IDC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