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게임업계 "지나친 규제, 해외 게임만 웃을 것"

웹보드게임 규제안 충돌

게임업계는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안이 해외 사업자들에게 국내 시장을 내주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웹보드 매출이 급감해 각 기업 실적에 치명타를 안기고, 게임 투자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해외 게임사 `징가`가 페이스북에서 서비스하는 포커 게임의 경우 국내 웹보드 게임 규제안을 적용받지 않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중소기업들이 편법으로 서비스하는 각종 웹보드 게임들도 단속망을 피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는 정부 규제가 실제로 이뤄지면 사용자 불편을 초래하는 기존 웹보드 게임 대신 해외 서비스나 편법 서비스를 대체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 업체와 편법 서비스 운영 주체들이 반사 이익을 누리게 되면 공정한 시장 경쟁이 불가능해지는데다 웹보드 게임 시장이 더욱 통제하기 힘든 영역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징가의 포커게임은 월 평균 3500만명이 이용하는 인기 게임이다. 징가의 정책 상 특정국가 사용자가 많으면 해당 국가 언어를 게임에 반영하는데 한국어 서비스가 중국어 보다 먼저 서비스됐다는 점에서 국내 사용자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구매한도가 1일 250달러로 국내 기준보다 훨씬 높고 본인인증과 보유한도 설정이 없는 점, 올인 베팅이 가능한 점 등이 정부 정책과 확연히 다른 점은 역차별 논란을 일으키기 충분하다.

웹보드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며 연착륙해야 하는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1인 1회 베팅한도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웹보드 평균 매출이 약 75.7%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는 33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아직 웹보드 게임 사업 비중이 상당한데 이 부문이 급격히 감소하면 재투자 여력을 상실해 당장 사업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 게임과 편법 서비스에 대한 일관된 정책없이 웹보드 게임을 사행성 콘텐츠로 규정하고 단속하려는 규제 의지만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더 큰 문제는 건전한 사용자까지 게임을 할 때 죄의식을 느끼게끔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1일 사용한도 금액과 일정 손실금이 발생하면 이틀간 사용 제재까지 하니 마치 웹보드 게임 사용자가 전부 불법 도박꾼이 된 듯한 느낌”이라며 “친구들은 물론 나이 드신 부모님도 심심풀이로 인터넷 고스톱이나 카드게임을 하는데 극히 일부인 불법 환전상과 도박 중독자를 막기 위해 대다수 건전한 사용자의 권리를 빼앗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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