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내수시장이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점유율은 서서히 줄어든 반면에 후발 주자인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 어느새 이들과 어깨를 견줄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내수시장 휘발유·경유 판매 점유율은 SK이노베이션 29%, GS칼텍스 23.7%, 현대오일뱅크 21.3%, 에쓰오일 18% 순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인천정유를 흡수하면서 지금의 정유 4사 체계가 구축된 2008년 2월 점유율은 SK이노베이션 36.6%, GS칼텍스 30.1%, 현대오일뱅크 18.9%, 에쓰오일 12.3% 이었다.
6년 사이 순위는 바뀌지 않았지만 선두인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6~7% 점유율이 하락했고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5~6% 늘어났다. 선두와 꼴찌의 점유율 격차는 23%에서 11%로 대폭 줄었다.
무엇보다 1~2위 간 격차는 5%, 2~3위 차이는 2%, 3~4위 차이는 3%로 줄어들어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까지 점유율 18% 수준을 유지하다 2011년 현대중공업 그룹 편입 이후 20%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에는 23%를 넘어서는 등 2위인 GS칼텍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08년에서 2012년까지 매년 1% 정도씩 점유율을 늘리다가 올해 4월 국내 남부권 알뜰주유소 석유제품 공급을 시작하면서 18%로 뛰어올랐다.
정유사별 내수시장 점유율 변동 원인으로는 후발업체의 영업강화와 더불어 정부의 알뜰주유소 확대, 수입제품 인센티브 정책에 힘입은 수입물량 증가가 꼽힌다.
900여개로 늘어난 알뜰주유소 석유제품 공급권은 내수시장 점유율 5%를 좌지우지하는 카드가 됐다. 또 정부의 수입제품 우대 정책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6월 3%대였던 수입제품 내수 점유율이 올 4월에는 8%까지 올랐다. 정부의 석유시장 개입이 내수시장에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월 6년 만에 처음으로 점유율 20%대로 떨어졌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른 변동 요인이 일시적으로 내수시장 점유율 판세를 흔들고 있는 추세”라며 “선두 기업이 포화된 내수시장 경쟁보다 수출 확대에 초점을 둔 실속 챙기기 전략을 추진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