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아동 음란물 단속에 인터넷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구글이 온라인 음란물 감시기구에 100만파운드(약 18억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인터넷감시재단(IWF)은 “구글이 믿기 어려울 정도의 관대한 결정을 내렸다”며 “구글은 기부금을 4년에 걸쳐 나눠낼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구글이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는 아동 성범죄 원인 중 하나로 아동 음란물 범람이 지목되지만 인터넷 기업들이 관련 분야 감시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5세, 12세 어린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범죄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아동 음란물을 검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구글은 아동 음란물 차단을 위해 IWF에 매년 2만파운드(약 3500만원)씩 지원한다며 자사의 노력을 변호했다. 하지만 이 지원금은 구글이 90초면 벌 수 있는 액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글이 아동 음란물 척결에 인색하다는 비판 여론이 계속됐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지난 9일 “구글을 비롯한 IT 기업은 인터넷에서 역겨운 사진을 근절하기 위해 많은 기술을 사용해야한다”며 비판 여론에 힘을 실었다.
구글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 스콧 루빈은 기부가 결정된 후 성명을 내고 “IWF는 인터넷에서 불법 콘텐츠를 제거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파트너”라며 “구글은 아동 음란물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영국 문화부 대변인은 구글의 기부 결정을 환영한다며 아동 음란물 척결에 구글이 더 많은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화부 대변인은 “이번 결정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아동 음란물 척결에 헌신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