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가안보국(NSA)에 의한 인터넷 정보 감시가 폭로된 것은 테러리스트에겐 오히려 `약`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추적이 어려운 인터넷 채널로 의사 소통 방식을 바꾸고 암호화된 메시지 사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13일 CIO매거진은 일부 보안 전문가들이 `프리즘` 프로그램 폭로로 테러리스트 적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수집 범위나 대상, 수준이 언론이 공개되면서 테러리스트가 휴대폰과 인터넷 메신저, 이메일 사용에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감시가 어려운 복잡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버논 헤론 메릴랜드대학 수석보안정책분석가는 “최근 며칠 간 진행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테러리스트들은 의사 소통 유형을 바꿀 것”이라며 “기존에 사용하던 인터넷 채널을 `세컨드라이프` 같은 가상 세계로 옮기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세컨드라이프는 미국 IT기업 린든랩이 개발한 인터넷 가상 세계다. 세컨드라이브 뷰어라는 프로그램으로 다른 이용자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가상 세계의 자신인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사람과 만남, 그룹활동 참여, 거래를 한다.
피터 M. 트란 RSA 수석이사 역시 “스파이나 테러리스트가 연락용 정보전달소로 사용하는 장소가 다양해질 것”이라며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 접속해 테러 정보를 교환하는 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란 이사는 게임 네트워크는 사용자와 직접 연결되는 링크가 없기 때문에 감시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밀 의사소통을 위해 개발된 다양한 모바일 앱도 테러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웨버 인터내셔널스터디 이사는 “이번 폭로로 테러리스트들이 보스턴 테러를 저지른 형제처럼 소규모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가 아닌 편지 같은 아날로그식 방식으로 회귀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