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나면 회사가 휘청한다.`
IT 업계에서 고 스티브 잡스처럼 불세출의 인물은 찾기 어렵지만 유명세를 타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인재는 간혹 나온다. 여느 산업보다 변화 속도가 빠른 IT 산업에서는 `키맨` 부재가 기업 미래를 안개 속으로 내몰기도 한다. 12일 비즈니스인사이더가 회사가 절대 떠나보낼 수 없는 IT 업계 리더 9명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중요한 리더 4인을 소개한다.

◇워너 보겔스 아마존 CTO=2004년 아마존에 합류한 보겔스는 아마존을 클라우드 시장 최강자로 만들었다. 그는 기업의 스타트업 정신을 강조한다. 빨리 도전하고 빨리 실패하는 게 중요하다. 소규모 실험으로 가능성을 타진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른바 `린스타트업`이다.
그는 “이전에는 비용문제로 새로운 실험이 쉽지 않았지만 클라우드 환경에선 가능하다”며 “모든 기업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새로운 실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마틴 카사도 VM웨어 수석 네트워킹 아키텍트=카사도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업체 `니시라`의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 VM웨어는 지난해 니시라를 12억달러(약 1조3569억원)에 인수했다.
SDN은 네트워크 장비 공급자나 종류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술로 차세대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으로 꼽힌다. 카사도는 `왜 SDN이 중요한가`를 설명할 최고의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레베카 자코비 시스코 CIO=시스코에서 그의 임무는 두 가지다. 최고정보책임자(CIO)와 클라우드·시스템메니지먼트 수석 부사장이다. 19년째 시스코에 몸담고 있는 그는 미래 시스코를 책임질 리더로 꼽힌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대표는 “레베카는 시스코에서 가장 재능 있는 임원”이라며 “미래 CEO 후보군에 포함된 5명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빅 군도트라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2007년 구글 입사 전까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5년간 일하며 플랫폼 개발을 담당해 왔다. 2006년 MS를 퇴사한 군도트라는 경쟁사에 가지 못한다는 계약 때문에 야인생활을 했고 계약이 만료되자마자 구글이 스카우트했다. 그는 안드로이드와 오픈 소셜 개발에 참가했고 현재 구글플러스를 맡고 있다. MS 내부 사정에 밝은 그는 MS와의 경쟁 우위 때문에라도 구글에게 매우 필요한 카드다.
이밖에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 매그 휘트만 HP CEO, 잭슨황 엔디비아 CEO, 폴 마리츠 피보탈 CEO, 마크 템플턴 스트릭스 CEO가 대체 불가능한 IT `키맨`으로 선정됐다.
일흔을 앞둔 엘리슨은 강력한 리더십으로 여전히 기업을 장악하고 있다. 휘트만은 HP의 PC사업부 분사를 막고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창업자인 젝슨황은 델, 시스코 등 유수 기업이 엔디비아 제품을 쓰도록 설득했다. 템플턴은 유연한 조직문화를 이끌며 임직원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VM웨어를 유망 벤처에서 네트워크 가상화 일규 기업으로 일군 마리츠는 피보탈에서 같은 성공을 꿈꾼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