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평가 싼타페 압도적 승리, 적재량에선 쏘렌토가 앞서 / 토탈 밸런스는 수입SUV 배워야..
-배기량보다 차 밸런스 등 특성 살피고,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R은 같은 플랫폼을 쓴 형제 차종이지만 비교 테스트 결과는 차이가 컸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제1회 다음 카테스트`에 SUV 11대가 한데 모여 실력을 겨뤘고, 싼타페는 쟁쟁한 수입 SUV를 제치고 종합 2위, 쏘렌토는 하위권인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스트에 동원된 싼타페는 디젤 e-VGT R2.0 4WD, 쏘렌토R은 같은 엔진이지만 배기량이 0.2리터 더 큰 R2.2 버전이다.
몇몇 항목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평가 점수는 비슷하다. 특히 주행성능은 싼타페-쏘렌토가 각각 9-10위를 기록했고, 거주성 등의 평가에선 한 플랫폼을 쓴 티가 났다. 그렇지만 대부분 평가에선 조금씩 앞서나간 싼타페가 결국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특히 디자인 평가에서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싼타페의 손을 들어 줬다. 특히 쏘렌토 내외장 디자인은 어정쩡하다는 이유로 11대 차종 중 10위다. 기아차는 수 년째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무색할 성적이다. 싼타페는 6위.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가한 가속성능 테스트에선 배기량이 조금 더 큰 쏘렌토가 10.1초로 싼타페보다 0.2초 빨랐다. 그렇지만 빠르게 멈춰 서는 능력은 쏘렌토가 많이 부족했다. 무려 4미터나 더 미끄러졌다. 싼타페는 40.3m였지만 쏘렌토는 44.0m였다. 서킷 랩타임은 싼타페 1분39초93의 기록으로 1분42초71의 쏘렌토 보다 많이 빨랐다.
이유가 무얼까. 일단 싼타페의 ‘자세’가 안정적이다. 길이와 너비는 비슷하지만 쏘렌토 키가 더 크다. 게다가 무게도 15kg쯤 더 나간다. 높고 무거운 셈이다. 브레이크도 밀리고, 차를 이리저리 휘저으면 휘청거리기 일쑤다. 결국 작은 차이가 모여 종합적인 운동 성능의 차이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서킷 평가는 일반 도로의 극한 상황에서 차의 움직임을 미리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쏘렌토가 높게 평가 받은 건 적재능력과 오프로드 성능이다. 쏘렌토의 짐 공간은 업체 측이 제공한 수치만 보면 평범한 SUV였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실제 평가 결과 11대 SUV 중에서 1위에 올라 의외라는 평이 많았다. 아울러 오프로드 성능은 뛰어난 편이 아니었지만, 싼타페보다는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제성은 두 차종이 단연 압도적이었다. 수입차들을 가볍게 제치고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하지만 두 차종 모두 정숙성에선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음과 진동이 커진다는 점에서 제조사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이다. 아울러 같은 플랫폼을 쓴 형제 차종이라도 브랜드 성격에 따라, 세팅에 따라 확연히 다른 차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이번 카테스트를 통해 국산차와 수입차를 직접 비교하며 체험할 수 있었다. 예전과 달리 상품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여전히 경제성이 큰 무기라는 점도 드러났다. 게다가 전반적인 주행 `성능` 혹은 주행 `감성`에선 격차가 크다는 평이었다.
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