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모바일화` 뚜렷…대만 컴퓨텍스 현장

위기에 빠진 PC 업계가 꺼낸 반격의 카드는 아이러니하게도 PC를 궁지로 몰아넣은 모바일이었다.

지난 4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개막해 8일까지 열리는 세계 2위 규모 PC·ICT전시회 컴퓨텍스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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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텍스 2013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휴대폰 부스를 전면으로 내세웠다.

컴퓨텍스는 아시아 최대 PC 전시회임에도 정체된 시장을 대변하듯 지난해보다 규모가 축소된 채로 진행됐다. 전통적인 PC 제품 비중은 줄어든 반면 모바일 경향은 지난해보다 뚜렷해졌다.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모바일 시장으로 영향력을 넓히려는 PC 업계 발걸음이 빨라졌다.

참가 업체들은 PC 시장을 살리기 위한 구원 투수로 하나같이 모바일을 선택했다. PC 시장이 스마트폰에 밀려 침체됐지만 다시 살리는 방법도 모바일이란 것이다.

톰 킬로이 인텔 수석 부사장은 기조연설 중 “PC가 죽었는가, 여전히 살아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둘 다 맞다”며 “PC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업계가 나갈 길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PC 제조사는 스마트 기기와 컨버터블 PC개발 속도를 높였다. 에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첫 윈도8을 탑재한 8인치 스마트패드 `아이코니아(Iconia) W3`를 선보였다. 차별화로 스마트패드 시장 영향력 키우기에 나선 것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데스크톱보다는 컨버터블 PC, 스마트패드 신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PC 부품과 저장장치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인텔은 신제품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Haswell)`로 모바일의 장점을 결합한 컨버터블 PC, `2-in-1` 기기를 창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씨게이트와 WD는 두께 5㎜ 제품을 공개하며 모바일 기기로 영향력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안정적이지만 정체된 PC 시장을 벗어나 급성장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승부를 걸 계획이다.

PC 시장에 부가가치를 더해 외연을 키우려는 노력도 분주했다. MS는 부스 절반 가까이를 어드밴텍 등 제조사와 함께 헬스케어 제품을 소개하는데 할애했다. 헬스케어 분야 주도권을 갖고 시장을 넓히려는 의지다.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의 한국 배급업체인 슈퍼솔루션은 하스웰을 지원하는 메인보드와 서버 플랫폼을 선보였다. 슈퍼마이크로가 고집적 기술로 개발한 3U 랙마운트 타입 마이크로클라우드 등이다.

타이페이(대만)=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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