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특허를 침해했다며 일부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결정을 내리자 애플의 향후 행보에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사실 애플 행보는 뻔하다. 판정에 불복해 항고할 것이다. 이미 이 뜻을 밝혔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애플이라면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게 제 위상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실 ITC 결정으로 애플이 당장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수입 금지 대상 제품이 아이폰5 전의 구형 제품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ITC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 연방 항소법원이 ITC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문제는 이 결정이 애플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혔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꾼)`으로 내몰았던 애플이 정작 남의 특허를 무단으로 침해했다는 판정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던 이 회사에 치명적이다. 애플이 항고를 통해 결정을 뒤집을 수 있어도 이 상흔을 없앨 수 없다.
ITC의 판결은 이른바 `프렌드(FRAND)`란 표준 특허의 권리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벌이는 다른 소송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는 아주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분쟁에도 불구하고 승승장구했다. 되레 기대보다 더 큰 이익을 거뒀다. 애플과 대적할 유일한 업체라는 이미지 상승효과를 발판으로 결국 노키아까지 제치고 휴대폰 절대 강자가 됐다. 그 사이 미국 시장을 빼곤 애플 iOS의 점유율이 주춤하거나 하락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안드로이드에 밀린다. 애플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다. 미국 법원 판결로 애플에 기울었던 특허소송도 ITC 결정으로 다시 균형을 이뤘다.
애플도 화해의 길을 모색할 때다. 자칫 굴복으로 비칠 수 있어 항고를 포기하거나 당장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 어렵겠지만 삼성전자를 적으로 두는 것보다 협력하는 게 더 큰 이익일 수 있다. 스마트폰은 여전히 커지는 시장이다. 더 파이를 키울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 초기였지만 애플이 강력했던 시기가 부품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긴밀했던 때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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