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일 절전 주문에 `진땀`

실내 기온이 높아서인지 아니면 철마다 반복되는 전력난 때문인지 다들 굳은 표정이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고로 번번이 절전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정부, 경기 침체와 엔저 등 가뜩이나 현안이 많은데 전력수요 감축 노력까지 해야 하는 기업 모두에게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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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맨 왼쪽)이 3일 `여름철 전력수급 관련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절전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일 오후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20여개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공공기관장들을 상대로 절전 노력을 당부한데 이어 산업계에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였다.

간담회엔 정재륜 삼성전자 부사장, 김영환 현대제철 부사장, 권오준 포스코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봉규 효성 사장 등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가지만 그만큼 전력 소모량도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두루 참석했다.

윤 장관은 업계 대표에게 올 여름 전력수급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산업계가 앞장서 전력수급 대책을 실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올 여름 전력수급이 어느 때보다 위기상황”이라는 설명을 곁들이며 “전력부하를 견디도록 기업이 절전 대책을 시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산업계는 일단 정부 방침에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이날 “여름철 국가 전력수급 비상 상황을 맞아 국가적 에너지 절감 노력에 적극 동참키로 했다”며 “SK이노베이션, SK E&S, SK가스, SK텔레콤 등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산업계는 여름 휴가일정 조정, 기업체 보유 상용 발전기 가동, 수요관리 참여 등의 방법으로 정부의 전력수요 감축 노력에 동참할 계획이다. 하지만 악화된 대내외 경제여건으로 신경 쓸 일이 많은 산업계로서는 정부의 도움 요청이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장관은 기업에 불편을 끼치게 된 점은 유감을 표했다. 윤 장관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업 대표들에게 협조를 부탁하는 심정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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