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법 개정 후에도 밴 업계 리베이트 관행 여전

개정된 여신금융업법에서 리베이트 관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후속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CJ계열사인 CJ푸드빌이 대행 계약을 맺은 5개 밴(VAN)사는 최근 CJ를 상대로 리베이트 관행을 금지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30일 CJ푸드빌과 계약을 체결한 5개 밴사는 계약 해지를 빌미로 CJ푸드빌이 연 30억원대 리베이트를 계속 제공할 방법을 찾아오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작년 12월 22일 금융당국은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리베이트 등 대가를 받는 것을 원천 금지하는 여신금융업법 개정안을 발효했다. 위반 시 가맹점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개정안 발효 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은 리베이트 관행을 금지했다.

한 밴 업계 관계자는 “CJ푸드빌은 수년간 결제 건당 105원의 리베이트, 현금영수증 승인이 나면 17원, OK캐시백 적립 항목에 약 25원을 받아왔다”며 “밴 매출 60%이상을 리베이트로 가져가는 셈”이라고 밝혔다.

밴 업계는 여신법 개정 후 최근 CJ푸드빌에 법으로 금지된 리베이트를 주지 못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CJ 측이 계약된 밴사를 불러 모아 “리베이트를 계속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오면 계약하겠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계약을 맺은 밴 사 관계자는 “리베이트뿐 아니라 2000여 가맹점의 전자서명 패드(20만원)와 신용카드 조회기(15만원) 무상 교체도 요청했다”며 “예비물량까지 합쳐 3000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CJ푸드빌이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리베이트를 받는 방법까지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뚜레쥬르 등 해당 가맹점 홈페이지에 각 밴사 링크를 걸어 광고료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받거나 IT계열사 등을 끼워놓고 우회적으로 리베이트를 받는 방안 등이다.

이와 관련 CJ푸드빌은 계약을 맺은 5개 밴사에 리베이트를 요구한 적이 없으며, 전자서명 패드 무상 교체 요구도 밴사가 먼저 의견을 내 회의를 한 적은 있지만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CJ푸드빌 측은 “밴사들이 지난해 말 여신금융업법개정안 발효 시 관련 사항 이의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며 “이후로도 현재까지 기존 계약 사항대로 수수료를 지급해오다 최근 계약 불이행을 당사에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리베이트를 계속 제공할 방법을 찾아오라고 했다는 데, 이는 문의한 사항일 뿐이며, 제공 방법을 요구한 적이 절대 없다”고 전했다.

밴협회는 최근 CJ푸드빌 측에 리베이트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밴 업계가 지난 4월 17일 CJ푸드빌에 제공하는 수수료 지급중지를 안내 했음에도 현금성 금품 제공을 요구하고, 요구를 거절하는 밴사에 계약해지 조치를 강행하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다음주 경 CJ푸드빌 대표가 신용카드밴협회장과 직접 만나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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