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IT기기에서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 법안 (CVAA·The 21st Century Communication & Video Accessibility Act)`이 오는 10월 미국에서 시행된다. 국내 기업을 포함해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모든 기업들은 이 법이 규정하는 조항을 준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FCC(미국방송통신위원회)와 유엔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공동으로 `엠인에이블링 서밋(M-Enabling Summit)`을 워싱턴에서 내달 6일부터 개최한다. 이 행사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모바일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시작된 행사로 전세계 모바일 전문가, 정책관련 의사결정자, 석학들이 참가하는 국제콘퍼런스다.

서울대학교는 30일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상묵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이번 행사의 클로징 세션을 비롯한 총 3개 세션에 초청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CVAA 법안이 한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 미칠 영향과 한국의 장애인 모바일 접근성, 장애인 온라인 교육 시스템 등에 대해서 발표하고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이상묵 교수는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에도 불구하고 IT기기들을 활용해 대학 강의, 이메일, 전화, SNS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고 있다.
이상묵 교수는 “2010년 CVAA 법안이 제정·공표 되었을 때 단지 미국의 얘기려니 했지만 지난 3년간 세계적으로 스마트 혁명이 일어났고 나와 같은 장애인들에게 IT기기는 새 삶을 주었다”며 “IT 강국인 한국이 이 분야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장애인 접근성에 있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IPTV 등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서둘러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 법의 효력은 현재 미국에만 미치지만 이를 시작으로 조만간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 장애인을 위한 더 많은 규제 법안이 만들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