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문화부 장관, 야밤에 만화가들 만나는 까닭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늦은 밤 인터넷연재만화(웹툰) 작가를 만난다. 장관이 만화가와 간담회를 갖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시간대가 9시 이후인 점도 독특하다. 만화가들의 올빼미 타입 사이클을 헤아린 조치다.

30일 문화부 관계자는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유진룡 장관이 다음달 중순께 웹툰 작가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적인 지원책을 묻는 자리가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작가들이 대부분 낮 시간에 활동하지 않고 일몰 이후 업무에 들어가는 탓에 간담회 일정을 잡기 어려웠지만 장관이 이를 수용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참석자들은 `미생`의 윤태호 작가 등 거물급은 물론 신진 작가까지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웹툰작가와 만남이 성사된 데는 유진룡 장관의 만화 사랑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유 장관이 취미를 만화보기라고 공식적으로 얘기할 만큼 애정이 깊다”며 “만화사랑이 간담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유 장관이 늦은 시간까지 잡으면서 간담회를 추진하는 것은 만화산업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을 만나 웹툰이라는 새로운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인터넷 활성화와 함께 단행본 시장이 10여년간 급격히 감소했지만 최근 대형 포털이 웹툰이란 플랫폼을 활성화시키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특히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 드라마나 영화,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산업과 연계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 해외 일부 사이트에선 우리나라 웹툰을 번역해 서비스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는 실정이다. 불법시장을 유료화할 경우 시장을 해외로 확대할 수 있다.

문화부는 웹툰이 창작들에게 단순히 원고료 지급뿐 아니라 실제 광고(판매)와 연계한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이 정착되면 창작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문화부는 올해 만화산업 진흥을 위해 창작지원과 다양한 유통 플랫폼 구축지원 등에 93억원을 지원, 산업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원규모는 지난해 60억원 대비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