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사업에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된다. 리튬이온 이차전지 중심의 국내 중대형 배터리 업계의 세계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LG화학은 미국 전력회사인 SCE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원 전력안정화를 위한 ESS실증사업의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배터리 용량만 32㎿h 규모로 약 100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전기차(GM 쉐보레 볼트 기준)로 환산하면 2000대분에 해당한다. 배터리 가격만 최소 35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올해 말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컨 카운티의 `테하차피(Tehachapi)` 풍력발전단지의 `모놀리스(Monolith) 변전소`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고 2015년까지 SCE와 함께 실증사업에 참여한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초대용량의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꺼내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의 핵심 장치다. 이번 사업은 날씨에 따라 불규칙하게 생산되는 풍력발전기의 발전전력을 ESS에 저장했다가 수요·공급에 맞게 전력망에 공급하게 된다.
실증사업은 미국 에너지성(DOE)의 국책과제로 실증 결과가 북미 전체 전력업체들과 공유되는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ESS 활용 매뉴얼 확립에 초석이 될 전망이다. LG화학은 SCE를 비롯해 북미에서 진행될 대규모 스마트그리드 관련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곽석환 LG화학 전력저장전지사업담당 상무는 “이번 수주는 소형, 자동차, ESS 등 다양한 배터리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LG화학만의 강점으로 얻어낸 결과”라며 “사업에서 단순한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실제 사업화를 위한 실증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향후 글로벌 ESS시장 선점에도 유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2010년에도 SCE가 추진하는 `가정용 ESS 프로그램`에 개당 10㎾h 규모로 배터리를 공급해 실증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독일 IBC솔라와 태양광발전용 ESS 사업협력 체결 등 유럽 ESS 시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