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미국 MIT, 홀로그래피 이용한 빛 산란 제어기술 개발

최근 `투명테이프의 재발견`이라는 게시물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불투명한 유리창에 투명테이프를 붙여 흐릿하던 유리를 투명하게 한다. 투명테이프가 불투명한 유리의 요철을 메워 빛 산란을 줄인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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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빛 산란 제어 기술을 한미 연구진이 공동으로 확보했다.

KAIST(총장 강성모)는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가 미국 MIT 분광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홀로그래피를 활용해 빛 산란을 제어하는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과학저널 네이처가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구름, 연기와 같은 장애물 때문에 보이지 않던 건너편 물체를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사람의 피부와 같이 산란이 심한 물체 뒤에 숨어 있는 대상까지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관찰하고자 하는 물체 중간에 있는 장애물의 빛 산란을 제어하기 위해 빛의 방향과 세기를 모두 기록하는 홀로그래피 기술을 활용했다. 산란된 빛의 정보를 기록한 후 각각의 빛을 정확하게 반대편으로 다시 반사해 원래 이미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복잡한 궤적으로 당구공이 당구대에서 굴러갈 때 공을 멈추고 반대 방향으로 공을 굴리면 다시 이전의 궤적으로 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위상 공액(phase conjugation)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이 위상 공액과 디지털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해 산란이 심한 벽 뒤에 있는 물체의 2차원 이미지를 관찰했다.

박용근 물리학과 교수는 “빛의 산란을 제어해 불투명해 보이는 벽 뒤를 볼 수 있는 이 기술은 앞으로 물리학, 광학, 나노기술, 의학은 물론 군사적인 용도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투시카메라나 투명망토 기술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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