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희소금속 대란에 대응한 한국과 일본의 성과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희소금속 대체물질·소재화 핵심기술을 적극 확보한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술 확보에 미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양국 핵심산업 경쟁력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희소금속 관련 정책이 겉돌면서 수년째 관련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09년 `희소금속 소재산업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제련·대체 기술개발을 위해 총 3000억원을 투입, 40대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8000억원 규모의 `부품·소재 해외 M&A 펀드` 조성과 희소금속 자원개발을 위한 해외자원 개발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40대 핵심 기술 가운데 추진 중인 과제는 13건에 불과하다. 지원도 지지부진하다. 대책 발표 이후 4년간 기술개발에는 불과 80억원이 지원된 것으로 추산된다. `부품·소재 해외 M&A 펀드`는 조성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남아공, 짐바브웨에 조사단을 파견하고 중국과 고위급 협력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미뤄졌다.
정부가 희소금속 기술개발에서 손을 뗀 것은 희소금속 가격이 하락한데다 수요가 정체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희토류 대체, 소재화 기술 개발 작업은 활발하다. 지난해 일본 희토류 수입량도 전년 대비 절반으로 감소했다. 일본은 2007년대 말 희소금속 파동을 예상하고 `원소전략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지난 2011년 국립재료연구소와 히타치금속이 손잡고 디스프로슘 대체 영구자석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 성공사례다. 원소전략 프로젝트는 지난해 2기에 돌입했다. 인장강도가 높은 자동차 강판의 필수 물질인 니오븀과 몰리브덴 대체 기술개발이 핵심과제다. 형광재료 테르븀, 반도체용 갈륨비소 대체 물질 개발과 백금 촉매를 합금, 유기물로 대체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업계는 희토류 대체·소재화 기술 부재는 향후 신성장동력 사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자원가격이 재상승하고 생산국가가 수출 통제에 나서게 되면 희소금속 가격 변동이 가장 극심할 것”이라며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대체·소재화 기술 확보에 일본, 미국, 유럽이 다시금 투자에 나서는 이유를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